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양 Jul 13. 2020

새로 쓰는 관계와 소통, 그리고 노인이야기

[경사:만신 프로젝트  001]

경사:만신 프로젝트 001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인 단절과 기존의 삶의 양상을 매 순간 뒤집고 있다.

비대면 소통은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고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한 해의 반을 지나가면서 재택으로 업무를 보고, 쇼핑을 하고, 야외 시설의 북적임과 판이하게 다르게 공공기관의 장기 휴관은 사람들, 특히 노인인구의 고립을 촉진시키고 있다.

나는 지난 5월부터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노인 이야기집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취지는 노인의 삶에 공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공감의 경험을 토대로 각자의 작업에 녹여내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30년 가까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내 입장에서는 지난 시절을 돌아보고, 이제 막 노년에 진입하고 계신 어머니, 언젠가 노인이 될 자신을 아우러보며 지난 역사를 토대로 미래를 대비하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의 패닉에서 한걸음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실마리를 찾는 기초를 닦는 과정인 것이다.


“ 노인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나에게 관계와 소통을 배워가는 것이다. “


위 문장은 노인 행동심리특강 때 내가 써넣었던 문구였다. 여기에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말이나 행위보다는 글과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내가 낯선 노인들에게 먼저 다가감으로써 의미 그대로를 추구하는 것과, 또 한 가지는 이번 프로젝트를 변경하게 되면서(원래는 오프라인 대면 워크숍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비대면 형식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중에) 위의 프로젝트명과 더불어 이 글을 쓰고 있다.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우리는 새로운 형식의 관계 맺기와 소통의 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분들도 많으실 것을 알기에, 앞으로 나는 작가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서, 단절되고 고립되기를 바라지 않는 한 사람으로서, 또한 고립으로 인하여 힘들어하는 노인 분들 및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과 연결되어 있고 싶은 바람이다.

전 세계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느리게 흘러가는 요즘, 노인들과의 만남과 이야기를 듣고 풀어가는 과정을 나에게 가장 익숙한 글과 그림으로 담아보고자 한다.


ⓒ 美量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