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엄마, 우유 줘
ㅡ엄마, 등 긁어줘
ㅡ엄마, 물 줘
ㅡ엄마, 내 말 좀 들어봐
ㅡ엄마, 쉬했어
ㅡ엄마, 응가도 했어
ㅡ엄마, 과자 줘
ㅡ엄마, 정리하는 것도 도와줘
시윤아, 시윤이는 엄마를 사랑해?
ㅡ그럼. 나 엄마 정말 사랑하지.
시윤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꾸 부탁하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배려하고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이 편할까 생각하는 마음이야.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남편이 말한다.
ㅡ자긴, 날 전혀 사랑하지 않는구나.
지금이 아니면 언제 그렇게 아이한테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있나 하는 걸 잘 알지만,
사실 조금 많이 귀찮고
아직도 밥을 먹는 십 여분 동안
두 아이들이 번갈아 불러대는 통에 열 번도 더 일어나야 하고,
심지어 꼭 나 밥시간에 맞춰 아이들의 응가 알람이 울리시니...
이런 내 신세가 가엽고 짠한 마음에 농반진반으로 아이에게 건넨 말인데 순간,
이런,
남편한테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나를 부려먹듯 하는 아이의 습관은 그야말로
남편을 부려먹듯 하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