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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Apr 11. 2021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만남에 대하여

나, 청연(靑燕) ; 책을 읽고, 책을 담고, 책을 쓰는 인간

   ★ 필명 청연(靑燕-  Blue Sky, Swallow) - 파란 하늘을 나는 제비


Heads up

책을 읽고 느낌을 담아 씁니다.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는 어수선할 수도 깔끔할 수도 있는 글입니다.

사유는 곧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은 어쩌다 보니 

'책'으로 시작해서 '그대'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런데 그게 또 좋습니다. 

사랑이 꽃 피는 나무...

이 꽃피는 한 계절을 

평생의 만남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갈무리하며... 


모든 일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나며,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다. 

누구도 우리의 삶에 우연히 나타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삶에 왔다가 금방 떠나고 누군가는 오래 곁에 머물지만, 

그들 모두가 내 가슴에 크고 작은 자국을 남겨 

나는 어느덧 다른 사람이 되었다. 

......

당신이 내 삶에 나타나 준 것에 감사한다. 

그것이 이유가 있는 만남이든,

한 계절 동안의 만남이든,

생애를 관통하는 만남이든.


- '누구도 우연히 오지 않는다.' 중 -

 



우리의 만남에 우연은 없습니다. 

우연히 교차하는 길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신께 올려드렸던 기도와 같은 만남이 있습니다. 

도무지 풀 수 없는 실타래처럼 얽힌 만남도 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가벼운 스침의 만남도 있습니다.  

우연이 아니라면 필연일 테고

필연이라면 '섭리'일 것입니다.


인생의 만남에는 세 종류가 있다 합니다. 


첫 번째는 어떤 이유가 있어 내게 온(신의 응답과 같은) 사람입니다.  

  - 내가 드러낸 필요를 충족해 주기 위해 온 사람

  - 고난의 길을 통과하도록 돕고, 길을 안내하고, 지지해 주려온 사람

  - 물질적, 영적으로 나를 돕는 사람 


제게 이런 만남은 어디서 불쑥 짠 하고 나타난, 

마치 신께서 내 옹알거리는 입술의 기도를 듣고 행하신 기적과 같았고 

아주 짧았지만 더없이 강렬했던 만남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밤하늘 긴 꼬리 유성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여전히 그 느낌은 생생한 고마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한

그러나 언제고 다시 한번 스칠 수 있다면 

꼭 한 번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수많은 만남들로 

지난 모든 삶이 기적의 행진이었음을 

더 풍성하고 눈물겨웠음을 고백합니다.    


두 번째 만남은 한 계절 동안만 내 삶에 들어오는 사람입니다

   - 당신이 나누고, 성장하고, 배우는 단계에서 만난 사람

   - 당신에게 평화로운 시간과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

   - 간혹, 믿을 수 없는 만큼의 기쁨을 주는 사람 

   - 믿을 만한, 한 계절 동안만 당신의 삶에 들오는 사람  

  

2013년 카자흐스탄으로 첫 이민의 발걸음을 뗀 후 

케냐, 코카서스 조지아에 이르는 3번의 이민자 생활,

또 그동안 직장과 직업 그리고 사업을 따라 

한 계절 동안 머물렀던 중국, 아르메니아, 요르단 등지에서 만났던 사람들...

인종과 문화가 달랐지만, 

기꺼이 이방인을 안아주었던 사람들까지... 


우리의 만남은 

대자연이 가져다준 어느 계절, 

또 무어라 특정할 수 없는 내 인생의 어느 계절에 이루어졌습니다.   

기꺼이 자신의 귀한 시간과 물질을 

때로는 기꺼이 집을 내어주며 머물게 해 주었던 사람들...

훗날, 성장통이라 명명했던 그 모든 고난과 고통의 시간에 위로와 평안과 기쁨을 선사해 주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계절, 

한 계절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를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들 대부분은 언제든 '다음 계절'에 열려있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 계절.

가장 그리운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만남은 '평생 - Lifetime' 내 삶과 함께 가는 만남입니다. 

  - 평생의 배움을 주는 사람

  - 그 배움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할 사람

  - 그 관계와 배움을 주변의 모든 관계와 삶의 영역에 적용해야 할 만남


그 만남은 바로 당신입니다. 

우연인 듯 만나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어 인연의 고리로 엮이고

인간적 계산이 파고들 틈이 없는 

맹목적인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봄, 

상처와 얼룩진 내 생애 

가장 따스했던 한 계절

가장 포근했던 한 계절을 지나  

우리는 여름에 평생을 함께 걷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50번이 넘는 계절을 함께 걸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계절이 우리에게 주어질지 알 수는 없습니다. 

신의 섭리는 질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여

그저 감사함으로 그저 여생의 마지막을(Life-long) 함께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만 그때까지 

어떤 이유가 있어 내게 온 사람인 듯 - 기적과 같은 마음으로

한 계절만 내게 온 사람인 듯 - 이 계절이 지나면 못내 아쉬울 마음으로

여생을 한 결같이,

무식하게 또 맹목적으로 사랑하겠습니다. 

우리 사이게 '인간적 계산'이 끼어들 수 없게 

이 큰 두 눈으로 지켜 낼 것입니다. 


다시 한번 조용히 읊어봅니다.


당신이 내 삶에 나타나 준 것에 감사한다.

그것이 이유가 있는 만남이든,

한 계절 동안의 만남이든,

생애를 관통하는 만남이든....



그렇습니다.

모든 만남은 소중합니다. 


하나, 

이유가 있어서 왔는지, 

아님 한 계절만 왔는지,

어쩌면 평생 내 삶과 동행할 만남 어찌 알겠습니까? 


그러므로 '만남'은 

최선(With the Best)이 아니라 최선(With all your heart)을 다해야 합니다.  

모든 만남에 당신의 최선(Best)을 줄 순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만남에 당신의 최선(With all your heart)은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대와 나, 우리의 만남이 어떤 의미였는지.


'만남'의 종국은 다시 '사랑'입니다. 



오늘, 

매번,

혹은 한 계절을, 

또는 한 생애를 관통하는 모든 만남에 

최선(마음, 영혼, 뜻, 그리고 힘)을 다하라. 

이번 만남이 

마치 이 생, 마지막인 것처럼...

- 청연 - 



끝으로,

지금껏 삶의 한 복판에서 만나왔던 

수많은 기적 같은 인연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더불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제가 조금의 흉터라도 남겼다면 조심스레 용서를 구합니다.  




여기 만남, 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한 잠언을 내려놓습니다.


인간은 저마다 신의 아들들이므로 모든 사람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저절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헨리 카이저 - 


Guests - a gift from God.

방문객(손님)은 신이 보내 준 선물이다. 

- 코카서스 조지아 속담 -   


Love the Lord your God with all your heart and with all your soul and with all your mind and with all your strength.'

네 마음을 다하고, 네 영혼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

- 마가복음 12장 30절 -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 마태복음 22장 37절 -


* 하나님과 이웃(God, neighbor)을 조심스레 우리의 '만남'으로 대치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좀 더 선명해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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