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수줍음입니다.
첫 봄을 노래하는
첫사랑을 노래하는
그대의 여린 꽃 잎을 사랑합니다.
오로지 사흘,
다섯 장 꽃잎에 담은 사랑.
그대가 만개한 날들은 짧지만
그대가 남긴 흔적은
그대의 여운은 어찌도 긴지요.
나는 압니다.
꽃 잎을 먼저 내밀고
잎을 나중 내는 것은
봄을 오래 기다려온 나를 위한 것이라는 걸.
오래오래 기다린 님의 과거급제를 알리는 봄이
오래오래 기다린 님의 사뿐사뿐 귀향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살구꽃 당신,
당신은 나의 봄을 일으키는
모진 서리도 아랑곳없이 피운 하얀 분홍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