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길 - 하나
청연
길이 끝난 것 같아서
아니 길이 끝날 것 같아서
하릴없이 굳어 선 두발
들 숨이 있는 한 아직은 괜찮은 거라고
고통도 살아있음에 의미가 있는 거라는
스쳐 날리는 꽃 잎의 위로
봄 그리고 길
지친 마음에 봄을
혼란스런 영혼에 길을
스스로 봄이 되어
스스로 길이 되어...
카자흐스탄의 봄 / 청연 사진
봄 길 - 둘
청연
길이 끝나는 길에서
봄길을 본다
누군가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간
흐르다 멈춘 강물이
돌아옴없이 날아간 새들이
하늘과 땅 사이
흩어진 모든 꽃잎이 말해준
봄길 되어 끝없이 걸어간 길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
사랑으로 남겨진
스스로 사랑되어
한없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사랑을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을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되어
한 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