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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Apr 15. 2022

봄 길

#정호승作 '봄 길'을 따라

봄 길 - 하나


                  청연


길이 끝난 것 같아서

아니 길이 끝날 것 같아서

하릴없이 굳어 선 두발

들 숨이 있는 한 아직은 괜찮은 거라고

고통도 살아있음에 의미가 있는 거라는

스쳐 날리는 꽃 잎의 위로


봄 그리고 길

지친 마음에 봄을

혼란스런 영혼에 길을

스스로 봄이 되어

스스로 길이 되어...  


카자흐스탄의 봄 / 청연 사진


봄 길 - 둘

                    

                        청연


길이 끝나는 길에서

봄길을 본다

누군가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간

흐르다 멈춘 강물이

돌아옴없이 날아간 새들이

하늘과 땅 사이

흩어진 모든 꽃잎이 말해준

봄길 되어 끝없이 걸어간 길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

사랑으로 남겨진

스스로 사랑되어

한없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사랑을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을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되어

한 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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