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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Nov 02. 2020

그때. 다시.

11월에 쓰는 편지

나?


오늘은 좀 무기력했어.

왠지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같이 좀 우울하고 울고 싶었지.

안개가 잔뜩 끼인 강가를 걷는 것 같은

진흙탕 빗길을 미끄러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

잘 모르겠지만 가을을 타나 봐.


어제는 참 좋았는데. 그치?

밤을 새워도 여전히 할 말이 남아

더디오는 아침을 나무라며 기다렸잖아.

커피 향 가득한 꿈같은 아침들이 었잖아.


사실 조금 조바심이나

혹 그 날들이 더 돌고 돌아올까 봐

혹 기다림에 너무 지쳐 실망하게 될까 봐...

내일이...

그 날들이...


다시 오겠지?


가을 낙엽진 거리에 마법처럼 푸르름이 다시 머리 올릴 때

그때 다시 오겠지?


한 바탕 눈이 퍼붓고 난 후 태연히 비추는 빛처럼

그렇게 다시 오겠지?


우리 좋았던 날들 다시 오겠지?

우리의 봄은 다시 오겠지?





참 좋아했던 멜로디.

가사도 제목도 모른 체 흘려보내버렸던 노래를 다시 만나 또 사랑에 빠졌다.

낙엽 떨어지는 11월.

낙엽과 함께 져도 좋을 마음으로 듣고 또 듣는다.

그리고 또 널 생각한다.

또 사랑에 빠진다.

한 번으론 부족할 사랑에 다시 젖는다.




정말이야.

사랑을 나눌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너는, 너는 내가 눈을 감을 때마다 그곳에 있을 거야.


내가 어디를 가든, 너는

너는 그 모든 곳에 있어.


It's true
I've had so many other loves to share,
but I will close my eyes
and you'll be there.

no matter where I go,
you're everywhere.


- 훌리오 이글레시아스(Julio lglesias), Hey! 중 -


***그림 : 화가 한희원 님의 양림동 갤러리에서 갈무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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