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하나쯤 그리운 사람을 품고 있다

by 하찌네형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이가 드니 이제 점점 그 의미조차 희미해지는 그런 서먹한 안개 같은 기억이 머릿속에,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다.


오래된 얘기이며 그 장면 하나하나가 이젠 좀 잊혀질 만도 한데 그렇지 않다. 그때의 장면, 길을 걸으며 느꼈던 작은 숨소리, 나를 바라보는 표정, 그리고 나에게 건네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머릿속 어딘가에 너무 강렬하게 박혀있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땐 내가 너무 미안했다고 말하는 게 조금은 위로가 될까: 그건 나를 위한 것인가,내 욕심인가.


나는 너무 늙었고, 내 남은 사진 속 우리는 아직 20살 파릇파릇하기만 하다. 나의 눈은 너를 바라보고, 너는 그런 나를 보고 애틋하게 쓰다듬고 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 나의 사랑은 진심이었고, 내 모든 날의 주인공은 너였다. 영원하지 못할 것을 알았는지 모르지만, 우리 다시 언젠가 우연히 만나면, 난 나의 지금에 그냥 지나치려 노력하겠지만, 그래도 한번 돌아봐준다면, 내 남은 너의 기억에 대한 노력에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술이 기억을 부르는 오늘, 나는 답하려하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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