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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카 Aug 15. 2022

그릴 대상을 찾는 여행 (꽃)

개인적인 미션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그리기 쉬운 꽃'을 찾는 것이었다.

선생님께서 이파리가 4-5개인 꽃이 그리기 쉽다고 하셨지만, 꽃집에 가면 그런 꽃은 아예 없었다. 플라워 카페에 가도, 역 근처 꽃집에 가도 그런 꽃은 흔적도 없었다.

다만, 잎이 6개인 흰색 꽃을 찾을 수 있었다. 꽤나 멀었던 꽃 찾기 여행에 지쳐있던 탓에 그것이라도 구매했다.


투명 플라스틱에 포장을 해주셨는데, 그 모습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투명 유리컵에 담긴 꽃 그림을 그리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이 모습도 꽤나 예뻐보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물의 특징을 관찰하고 있으니 예술적인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나중에 까먹기 전에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후에 내 선견지명에 감탄을 하고 말았다.)
 
꽃이 피어있는 것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집에 가기 전에 꽃이 다칠세라 조마조마하며 조심히 집으로 갔다. (생각보다 대중교통 안의 사람들은 무심하다. 의도하지 않게 소중한 내 꽃을 자꾸 쳤다. 꽃도 목이 말라가는지, 흔들림에 지친건지 이파리에 힘이 조금씩 빠져가기 시작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얼른 투명 꽃병에 꽃을 놔주었다. 플라스틱 포장을 푸르면서 아차 싶었다. 플라스틱에 담겨있는 모습도 그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우리의 하룻밤은 빨리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꽃을 본 나는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꽃이 많이 피어있어서 놀랐던 것이다. 어제 밤에 한 송이의 꽃만 피어있을 때 그림을 그릴껄.. 왜 나는 아침햇살을 기다렸나 싶었다. 심지어 오늘은 천천히 일어난 탓에, 꽃을 그릴 시간이 없어 사진만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매일 매일 꽃이 피는 모습을 스케치하는 것도 참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미술이 좋아지니, 사물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자세한 관찰은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오늘 저녁에는 꽃 스케치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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