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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카 Feb 24. 2024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어한다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며 동정을 느꼈던 때가 있다.

옆에 있던 친구는 내 앞가람이나 잘 하라고 그랬다.

그 때는 그게 맞는 말인줄 알았다.

나는 잘나지도 않았으면서,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은게 나라는 사람인 줄 알았다.


최근에서야 나는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는데서 시작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오지랖이라는 단어보다는 여유라는 것이 적당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100은 소유하고 있어야 누군가에게 1을 나눠준다고 하자면, 나는 10만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다. 왜냐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퍼줘도 계속 생기기 마련이었기 때문에, 내 자원이 줄어들거라는 걱정은 한 번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최악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내 능력으로 10을 만들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나는 10만 소유하고도 만족감이 느껴졌다.


가족이 생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질까?

평범한 우리에게는 재산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아니었다. 사람들은 묻는다. 불쌍한 아기는 무슨 잘못이에요? 


모든 것은 좋은면과 나쁜면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생각했던 좋은 면은, 아주 약간만 생각을 달리해도 손바닥 뒤집듯 극단적 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유한 환경에서 아기를 키우는 것이 세상 모든 부모의 꿈이라고 한다면, 이것이 아기에게 독이 되는 환경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객관적 상황은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세상을 보는 시야에 따라 해석이 달리될 수 있다.


오리토끼. 다들 아시죠?


내가 하는 생각이 자기 위로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이는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도 좋다. 어느 상황이던 환영인 셈이다.


당연히 다음 상황이 정답이지는 않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다.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는 경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기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낸다거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다 동감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상상을 할 수 있다. 풍부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 뭔가를 시도할 때 생각의 틀을 깨는 도전을 쉽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점원 10명 규모의 음식점을 차리는데 앞서 20명을 채용한 후, 실적이 좋은 직원만 골라 함께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재산 규모는 우리 가족의 행복에 큰 요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성공한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하기 때문에, 우리의 현재 재산 규모는 우리가 뭔가를 시도하는 데 있어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가진 것은 비록 10이지만, 신기하게도 이 자산은 노동을 하지 않는 시기에도 줄어들지 않았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나에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할머니께서 좋아보이는 선물을 받으셨던 적이 있다. 나 역시 그것이 좋아보여서, 구매를 했다. 하지만 구매한지 일주일이 넘었어도 물건이 배송되지 않았다. 가족과 얘기를 하다가 문득 떠올라서, '아! 그게 왜 안왔지? 한 번 봐야겠다.'라고 한 후 상황을 알아보았다. 주문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까, 알아보니 주문 자체가 들어가지 않은 상태였다. 분명 결제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던 나는 의아해했다. 

'주문이 안 들어갔나봐'

이 말을 함과 동시에, 친오빠가 나서서 물건을 사주겠노라 했다. 엄마도 맞서서 본인이 사면 더 싸다고 핸드폰을 들었다. 오빠는 포인트를 쓸 데가 필요했다며 자기가 사겠노라, 두 사람이서 핸드폰을 들고 팽팽히 맞서 싸우는 모습이 꽤 인상깊었다. 정작 나는 사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돈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원한다고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돈은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들어왔다. 나는 생활하다가 돈이 필요해지면 저금했던 것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저금통을 깨야하는 시기가 오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상과 현실은 다르다. 나의 경우, 현실은 상상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방향으로 흘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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