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모카 Mar 22. 2024

걷다보면 지구는 둥근 느낌

너는 OOO이 강점이야! VS 뭘 하고싶어?


학창시절의 나는 뭘 하고싶은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부모님 말씀을 더 잘들었던 것도 있겠다. 나는 부모님이 말해주는 것에 한치 의심도 하지 않으며 그 길을 걸었다.


그러다 공부를 끝내고 나니, 이젠 내 주도의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아예 다른 길을 걸어보았다. 부모님이 나에게 했던 것은 주입식 교육이요,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니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잘하는 것은 부모님이 말했던 것과 비슷한 갈래라는 것을 느꼈다. 



인생이라는 것은 자전거를 탄 것과 같이, 계속해서 밸런스를 맞춰 나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던 아인슈타인.

살다보면 이 문구가 자주 와닿곤 한다.


한없이 어른스러워보이던 남편이 철없어 보일 때가 생겼고,

옳아보여 그지없어 당당히 내뱉은 내 말은 다시 주워담고 싶은 창피한 기억이 되었다.


세상은 왜 이렇게 절대적인 것이 없을까.


나는 여태 부모님이 나에게 가르쳐주지 못한 것을 탓했다.

머리가 클수록, 내 의견이 생길수록 그들에 대한 원망은 적립되었다.


부모님이 나에게 '감정'이라는 것을 알려줬으면,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나도 이들처럼 평범하게 살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되어, 그들의 입장을 피부로 느껴보니 이 원망은 의미없음을 느꼈다.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 나를 키웠고, 한없이 넓은 사랑으로 나를 응원할 것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내가 스스로 채워야 하는 것임을 깨닫자, 오히려 나는 갈 곳을 잃은 느낌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