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평소에 알았지만 이 말이 더 와닿는 요즘이다.
이전에는 엄마의 모습 중, 고집이 센 부분이 싫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모습은 내가 아주 닮아있는 엄마의 모습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엄마는 본인은 희생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편인데, 상대에게 필요없는 도움까지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는 왕왕 속상해하곤 했다. 그리고 나 역시,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을 느꼈다.
최근에는 좋은 면이 있음을 문득 깨달았다. 엄마가 고등학생의 나이일 때, 할머니께서 '한복집을 했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점포를 열었다고 한다. 무려 고등학생이 말이다.. 그 이후 할머니께서는 한복집을 운영하며 인생이 바뀌셨다.
대학생 때는, 이모와 같이 꽃집에 가서 꽃을 사다가 졸업식날에 팔았다고 한다. 꽃꽃이와는 정 멀어보이는 엄마께서 그런 용기를 냈다니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생각이 나면 무턱대고 돌진하는 엄마의 모습은 현재의 나와 닮아있다. 다만 나보다 엄마가 더 대단하고, 용기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 부럽고 존경스럽다.
세상에는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생각으로 그칠 뿐, 행동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특히나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 때면 더더욱 그렇다.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면 이전과는 일상이 달라질꺼라는 상상은, 평범했던 하루의 관성을 떨쳐내기 힘들다. 여태 살았던 일상이 평온하고 편했기에, 변화를 굳이 해야하느냐는 생각이 든다. 정체되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는 머물러 있던 자리를 떠나기 어려워한다.
내 자식도 나를 닮겠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항상 엄마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고 싶었다. 내가 엄마가 되어 생각해보니, 자식에게 물려줄 것을 딱 하나만 정해야한다고 하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였다. 항상 사회적으로 대단해보였던 엄마였고, 내가 이를 감히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의심을 해 왔던 나였다. 오늘은 엄마는 나를 참 잘 키웠구나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