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재택 통역일에 지원을 할 때, 정말 간절했다. 식당을 탈출하고 싶었고, 임신하면서 좀 더 오랫동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재택 통역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어렸을 때 통역 업무를 한다고 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단한 자신감이라며 신기해했다. 나는 통역일을 하기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내가 전화의 80%가 병원 통역인 업무에 지원을 했다. 간절하면 뭐든 하게 되나보다.
그리고 이 통역일에 나름 정규직처럼 들어왔다. 통화에 들어가는 '분'단위가 아니라, 내가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당으로 정산을 받았다. 다른 일자리의 사람들처럼, 공휴일에 업무에 투입이 될 때에는 1.5배의 시급을 받기로 했다. 사실 당연하게 받는 노동자의 권리였지만 이 권리를 누릴 수 있다니 새삼 고마웠다.
몇 달이 흐르자,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 곳에 들어온 통역사들은 모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경험자들은 더 시급이 높은 회사로 옮겨가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도 찾아보았다. 다른 곳에도 소속되기로! 실제로 내가 속한 곳도, 캐나다 노동자에게 주는 시급과 미국에 위치한 노동자에게 주는 시급이 달랐다. 40%정도.. 그래서 나도 보다 더 좋은 조건을 찾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있는 곳에서는 버는 돈이 한정적이라, 계속 목이 말랐던 것 같다. 조금 더 시급이 높은 것이 있을거야! 라는 생각뿐이었다. 왜냐면 이 통역회사들은 고객으로부터 돈을 아주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받는 급여는 고객이 내는 돈의 10%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게 또 찾은 곳이 있었다. 이곳은 정산해주는 돈이 조금 더 높았지만, 투입되는 '분'단위로 일하는 것이었다. 다만 정규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일하고 싶을 때 플랫폼에 접속해서 콜을 받으면 그 때 마다 일하는 시간이 쌓이는 구조였다. 시간을 아주 유연하게 쓰고 싶은 나로서는 최상의 조건을 찾았던 것 같다.
시급이 조금 더 높고 유연성이 있는 곳만 찾으면 다인줄 알았지만, 막상 이곳에도 들어와보고 나니 정규직 같은 자리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내가 콜을 받지 않아도 돈을 지급해주는 시스템 안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안정감을 주는지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이곳에서는 일반 직장인처럼, 복지몰도 제공했다. 캐나다 아웃소싱 회사에서 운영하는 만큼, 세금 신고하기에도 수월했다. 내가 한 달에 버는 돈이 한정되어있다는 사실 때문에 계속 불만족 상태였지만,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꽤 분에 넘치는 것을 받고 있음을 뒤늦게 안 것이다.
*이전에 국제규모의 대기업에서 억대 연봉의 매니저 자리에 인터뷰 관련해서 곧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몇 달을 기다려도 연락이 안 왔다. 이 곳과 비교하다보니 끝없이 욕심을 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