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노트
"세월호 선장이 비정규직이라서 승객들을 버려두고 나온 거예요?"
아침을 먹으며 책을 읽고 있던 둘째 예준이가 물었다.
어떤 맥락에서 나온 질문인지 파악하기 위해 책을 받아서 본문을 읽어 보았다.
과제로 제시된 여러 토픽 중 세월호 사건을 돌아보며 그 안에서 발견된 여러 문제를 짚어보는 글이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주인의식과 책임감은 정규직 근로자보다 덜 할 수 있을까?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계약형태에 따라 일에 대한 사명과 자부심, 고용주에 대한 충성심과 주인의식이 다를 수 있겠다.
세월호의 선사와 선주의 잘못은 분명하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장마저 비정규직원으로 채용했고
체계적인 교육훈련, 안정적인 처우 대신 지들 뱃속만 채우기 급급했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잘못된 처사가 분명하다.
하지만, 선장이 수백 명의 꽃다운 생명을 버려두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팬티바람에 기어 나온 것은 비정규직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자신의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건네고 결국 목숨을 잃은 단원고 비정규직 교사들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 됨됨이의 문제다.
단언컨대 당시 세월호 선장이 정규직이었어도 그는 생명과 배를 버려두고 가장 먼저 탈출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 되지 말자 아들, 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