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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앤 Jan 15. 2020

체면보다 믿음

my sweetdawn diary

오늘 새벽, 한 남자를 만났다.


제자들을 데리고 기도하러 산에 가셨던 예수님을

산 밑에서 기다리던 큰 무리가 있었는데,

그중에 섞여있던 한 사람이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밀리는 인산인해의 상황 가운데 그 사람이 소리쳤다.

"내 아들을 보아주십시오!"


그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다.

자녀가 많아도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아이가 없는데

외아들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테다.

그런데 그 귀한 아들이 귀신에 사로잡혀

갑자기 괴성을 지르기도 하고 입에 거품을 물며 경련을 일으킨다고

그는 목청껏 소리쳤다.


그 큰 무리 가운데 이 소리가 예수의 귀에 닿고 마음을 움직이려면

얼마나 간절히, 얼마나 전심으로 부르짖어야만 했을까.


나의 아들이 어린 시절 심한 아토피로 고생했을 때가 떠올랐다.

치유집회에 가서 눈물로 기도하고

안수기도를 받기 위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아갔던 때가 떠올랐다.

하물며 거품 물고 몸을 떠는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심정은 어땠을까.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큰 무리 중에 이 사람보다 더 애절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없었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은 없었을까?

이 남자의 아들보다 더 심각한 상태의 자녀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왠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분명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중요한 건 예수께 나아오는 것이다.


절박한 지경에 처한 사람은 체면을 차릴 겨를이 없다.


새벽 설교를 전하는 목사님의 음성이 마음을 쳤다.

'본 것이 만난 것은 아니다.'

큰 무리에 속한 많은 사람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예수를 보았고 맞이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인격적이고 실제적으로 예수를 만나기 위해서는

모든 문제와 죄와 상처를 남김없이 가지고 예수께 나아오는 것 외에 길이 없다.

그것이 믿음이다.


예수님은 지금도 믿음을 가지고 나아오는 자를 만나주신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히브리서 11장 6절


절박하고 위태롭고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믿음과 간절함마저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가복음 9장 37절~4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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