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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앤 Jan 22. 2020

진짜 원하는 것을 말하기

my sweetdawn diary

길가에 앉아 구걸하던 한 사람을 만났다.

길바닥에 앉아 돈과 먹을 것을 구걸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었다.

눈이 멀어 앞을 볼 수조차 없었던 그 걸인의 일상 가운데

매우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웅성 웅성대며 바삐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몸을 일으켜 지나는 사람에게 손을 허우적대며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려주세요."

무리 중에 걸인의 질문을 외면치 않은 친절한 사람이

"예수님이 지나고 계신다."라고 일러 주었다.


내가 그 무리에 섞여 예수를 놓칠세라 바쁜 걸음으로 걷는 한 사람이었다면

과연 이 걸인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을까?

아마도 무시하고 지나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장면을 머릿속에 그렸을 때

그 걸인에게 대답해 준 사람의 친절함이 인상적이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외면하지 않는 사람들,

친절한 사람들의 작은 순종과 섬김으로 완성된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2020년 제1차 40일 특별 새벽기도가 6주 차를 마쳤다.

Meet Him(믿음의 힘: 그를 만나라)이라는 대주제로 시작된 이번 특새는

믿음으로 예수님께 나아와 그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일 새로운 도전과 감동으로 전해졌다.


목사님의 새벽 말씀을 들으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간절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주변의 그 어떠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주저함 없이 예수 앞으로 나아갔다.


오늘 내가 만난 이 눈먼 걸인도 그랬다.

예수께서 지나신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는 힘을 다해 외쳤다.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그러자 앞서가던 이들이 조용히 하라고 그를 강하게 윽박지르고 꾸짖었다.

여기서 멈췄다면 그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더 크게 소리쳤다.

"예수님,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걸음을 멈추신 주님께서 그를 가까이 불러 물으셨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질문에는 따뜻한 시선과 긍휼이 묻어있다.

모든 것을 아시는 주께서 너무나 뻔한 질문을 하신다.

심지어는 베데스다 못가에서 만난 38년 된 병자에게

"네가 낫고자 하느냐?"라고도 물으셨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보기를 원하고 낫기를 원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주님은 분명한 어조로 물으신다.

고백을 통해 믿음을 보고 싶어 하시는 주님의 마음일 테다.


오늘 나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느냐" 물어 오신다면

나는 어떠한 대답을 해야 할까.


예수님이 맘먹고 진지하게 물으셨는데

몇 푼 동전과 먹을 것을 구한다면 되겠는가.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주여, 낫기를 원하나이다.





누가복음 18장 35절~4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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