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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앤 Aug 11. 2020

척하면 척

마음 바쁜 아침 출근 시간, 

막둥이 녀석이 손목을 잡더니 방으로 데리고 간다.

아빠에게 보여줄 게 있다면서 한껏 꺼드럭거리며 끌고 간 곳에

동화책 한 권이 놓여있다.


"책 읽어달라고? 무슨 책인데? 호랑이와..."


책 제목을 읽는 순간,

갑자기 손을 놓더니 그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한다.


엄청 당황한 이 사람, 

어르고 달래어 사태를 수습하고 나서야 알았다.

최근에 글자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녀석이

책 제목을 멋지게 읽어주고 싶었다는 사실을.


"내가 글씨를 읽으려고 했단 말이에요. 엉엉."


미안하다, 아들.

아빠한테 자랑하고 뽐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척하면 척, 

센스 있는 아빠가 돼야 쓰겄다.

정 안된다면 척이라도.


호랑이 이 자식, 슬그머니 귀띔이라도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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