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바쁜 아침 출근 시간,
막둥이 녀석이 손목을 잡더니 방으로 데리고 간다.
아빠에게 보여줄 게 있다면서 한껏 꺼드럭거리며 끌고 간 곳에
동화책 한 권이 놓여있다.
"책 읽어달라고? 무슨 책인데? 호랑이와..."
책 제목을 읽는 순간,
갑자기 손을 놓더니 그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한다.
엄청 당황한 이 사람,
어르고 달래어 사태를 수습하고 나서야 알았다.
최근에 글자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녀석이
책 제목을 멋지게 읽어주고 싶었다는 사실을.
"내가 글씨를 읽으려고 했단 말이에요. 엉엉."
미안하다, 아들.
아빠한테 자랑하고 뽐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척하면 척,
센스 있는 아빠가 돼야 쓰겄다.
정 안된다면 척이라도.
호랑이 이 자식, 슬그머니 귀띔이라도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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