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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ul 03. 2018

이룬 것과 이루고 싶은 것들

볕이 진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이토록 따뜻할 수 있구나.

사실 마음은 보이지 않기에 어쩌면 이 따뜻함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본디 아름다운 것은 눈으로 보기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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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인 당직을 너무 일찍 끝내고 양화대교를 건너는데,

퇴사 전에 꼭 이 다리를 걸어서 건너보야겠다, 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문득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저 산 위의 반짝이는 성곽길을 졸업 전에 달려보겠다,

다짐했던 대학생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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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무언가 마지막을 정해놓고 그 안에 이루어야 할 것들을 마음에 품고 지냈다.

이룬 것들은 다행히 다이어리 어느 한 켠에 고이 기록되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의 이야기는 결국 공기 중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다짐만으로 생이 다한 것들을 한데 모아 이뤄내야겠다.

나에게 미안한 삶을 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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