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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킴 Nov 15. 2023

인스턴트 커피:하루의 시작

카페인이 없는 삶을 살 수 없는 사람

그 동안 망가졌던 생활패턴을 다시 다 잡으러 새벽 6시 기상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동안 얼마나 나태해있었는지 기상은 쉽지가 않았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을 끄고 다시 1~2시간을 더 잠을 청하는 날들도 많이 있었다. 한 동안 커피를 끊고 생활을 했었는데, 다시금 카페인이 필요한 시기가 온것만 같았다.


초겨울로 접어들면서 기상 후 맞이하는 이불밖 집안의 온도는 서늘하기까지하다. 두터운 수면잠옷을 입고 있는 와중에도 이 서늘한 집안의 온기는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나는 몇걸음 옮겨 부엌으로 가서 커피포트의 물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발렌타인 시즌에 나온 스타벅스 머그컵에 스타벅스 인스턴트 커피를 탈탈 털어넣어준다.  마음같아선 캡슐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나의 게으름을 잘 알아 머신관리가 잘 안될 것을 알기에 가성비 좋은 인스턴트 커피로 대신한다. 뜨거운물 절반을 넣어 가루를 녹여준 뒤 찬물을 부어서 마시기 좋은 온도를 만든다.


미지근한 커피 한 모금, 단지 한 모금만 마셨을 뿐인데, 눈이 밝아짐을 느낀다. 카페인이 혈관 속을 돌며 혈관 속 찌꺼기처럼 남겨져 있던 졸음을 몰아내기 시작한다. 이래서 커피를 끊을 수 없나보다. 홍차도 좋아하고 각종 허브티도 좋아하지만 그걸로도 대체되지 않는 커피의 들어있는 카페인의 힘이란 무시할 수가 없다. 


이 모닝 커피 한 잔을 하면서 늘 바쁘게 치여 살았던 직장인 시절을 떠올린다. 그때는 모닝커피, 출근커피, 회의커피,점심커피,야근커피 등 최소 하루 3잔 이상의 커피를 내리 마셔댔다. 카페의 효과도 이때는 내성이 생긴건지 많이 마셔야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특히 커피 카페인은 나에게 에너지와도 같은 존재이다. 고함량 카페인들이 시중에는 널리고 널렸지만 커피라는 매개체만큼 생활밀착형은 아니다.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픈 마음이 굴뚝 같지만, 커피의 힘으로 버텨낸다. 


모두가 그렇듯, 나 또한 이 커피 한잔의 굴레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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