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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킴 Nov 15. 2023

It doesn't matter.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 It doesn't matter."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나는 한번도 괜찮았던적이 없었어요. 상관없던 적도 없었죠. 

그저 나 자신을 그 한마디로 포장을 했었어요. 나름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허울좋은 포장 말이죠.


그 한 마디가 내포하고 있는 수많은 포효와 울음들을 삼킨채 나는 겉모습만 멀쩡했었어요. 속은 항상 썩어문드러지고 있는데도 말이죠. 그렇게 나의 이십대를 보내고 나니 알것 같았어요. 그 말 자체는 나 자신에게 하는 SOS라는 것을요. 모든 일에 괜찮고, 상관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걸요. 다만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겉으로 포장하고 있다는것을 말이에요.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서 "괜찮아요, 상관없어요."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 말 뜻 그대로 나는 아무렇지 않고, 지금상황이 나에게 상관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은 성가신 일들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막기위해 예의상하는 말이기도 한다. 그 말은 나 자신에게 어쩌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뜻하지 않게 벌어진 일들을 혼자 오롯이 떠맡아야 할 수도, 혼자 감정의 쓰나미를 정통으로 맞아야 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내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일들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이 말을 하기가 굉장히 꺼려지고, 거부감이 들기시작했다.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이 한마디에 수없이 고뇌했던 지난날들과 상처들로 덧난 가슴이 이성적으로 이 말을 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밷어지지가 않았다. 내 감정에 솔직함만이 우선될 수는 없으나 아프면서까지 나 자신을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았다. 아픈데 아프지 않다고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갑작스레 변한 나 자신을 주변에서는 어색해하기도 하고, 불편한 내색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살아보니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없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야 말로 정말로 괜찮고,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타인을 위한 삶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과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무례함에는 무례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아프다면 아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야 말로 인생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다. 그래야 내 마음의 병 또한 아물고 치료하는 길이라는 것을 너무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사회통념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고, 혼자 끌어안으면서 살아가려고 한다. 요즘 MZ세대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그 말은 정말로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다시 물었을때 마음이 편안하고 아무렇지 않을 때 썼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무언의 압박으로 인해 억지로 꺼내서는 안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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