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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킴 Jan 15. 2024

어렴풋한 빛이 보일때

한동안 나는 앞이 깜깜한 터널을 걷는듯한 기분이었다. 오래지속되는 백수생활이 그 영향력이 클 것이다. 줄어드는 통장의 잔고는 나의 숨통을 조여오는것만 같았다. 수많은 이력서와 탈락의 고배는 나를 점점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러다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왔다. 면접을 봤을 당시 너무 편안하게 대화하고 나온 것 같아서 홀가분했다. 후회가 남지 않는 면접이었다. 그렇게 면접을 봤더니 출근하라고 연락이왔다. 기를 쓰고 면접을 볼 때는 계속해서 안되었다가 마음 비우고 편안히 면접을 보니 출근하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갑작스런 소식에 놀라기도 했고, 일을 잘 할 수 있을지라는 염려도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첫 출근을 퇴근을 한 시점에서 쓴다. 첫날이라 업무관련 교육을 받고, 점심을 먹고 나니 하루가 다 가 있었다. 운도 좋은지 오늘은 단축근무까지 하는 날이었다. 아직은 사람들과 익숙하지는 않지만 일을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에 생긴 자신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퇴근길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창밖을 바라봤는데, 며칠전과 풍경이 확연히 달라보였다. 이제 깜깜한 터널 저 끝의 빛이 어렴풋이 보이는 것만 같다. 그 빛을 향해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내 일이 있다는게 이리 소중한지 미처 몰랐었다. 


이제는 그 동안 소비했던것들을 다시 알차게 모아야 한다. 차곡차곡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한 숨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것에 감사함을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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