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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사이다 May 13. 2018

인도에서 서비스한다는 것(1)

인도에서 진짜 뭐하니

인도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한지 몇개월쯤 지났다. 가장 친한 지인들은 무슨일을 하는지 알겠지만 사실 정확히는 그저 늘 하던 일을 인도에서도 하겠거니라고 생각할것 같다. 게다가 내가 하고 있는 업을 다루는 글을 쓰기엔 나의 얕음이 바로 들통이 날터라 부담스러워 왠만하면 쓰지 않고 피해왔지만 오늘은 용기(?)내었다. 이번 릴리즈한 서비스의 CS대응을 하면서 느낀 조금 더 특별했던 유저들의 피드백을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감상평을 짧게라도 남기려니, 최소한 서비스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트루밸런스(true balance), 이것이 내가 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는 서비스의 이름이다. 트루밸런스는 데이터사용량이나 요금 정보, 통화/문자 현황등을 보여주는 기능을 시작으로 통신사의 상품(데이터, 전화, 문자 등)을 구매할 수 있고, 거기에 월렛서비스까지 갖췄다. 2014년 출시 된 이후에 총누적 다운로드 5000만건, 사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 


다운로드 숫자의 위엄(좌), 1번 심은 한국심이라 저렇게 보임, 2번 지오통신사의 팩 정보가 보이고 있음 (우)






이번에 Bill payment (청구서, 예를 들어 TV수신료, 전기세, 수도세 등)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고 4월 말 그 중 DTH만 먼저 오픈을 진행했다. DTH는 Direct To Home의 약자로 위성TV를 말한다. DTH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퍼레이터 (혹은 빌러)는 6개로 각 오퍼레이터는 1개월/3개월/6개월 기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채널의 패키지 상품들이 있어서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지불하면 TV를 볼 수 있다. 


유료회원만 2017년 기준 6700천만이 DTH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출처https://www.livemint.com/)



리차지 메인에서 DTH 선택(좌) > DTH의 총 6개 오퍼레이터(빌러)(가운데) > 고객번호 입력(우)
금액입력(좌) > (선택) 플랜선택 (가운데) > 결제옵션 (오른쪽)


물론 DTH를 결제할 수 있는 것은 우리앱을 통해서만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혹은 다른 앱을 통해서도 이미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라, 사실 대단한걸 해냈어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면 참여했던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오픈 후에 한동안은 CS로 들어온 문의를 직접 답변을 한다. CS팀장인 에이미(여러 여행기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녀)와 협의에서 만든 프로세스인데, 서비스를 만들고 난 직후에 고객의 소리를 생생한 날 것으로 듣는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로, 이번에 서비스를 오픈 하고 일주일 정도 고객의 소리를 직접 응대하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피드백들이 바로 이 글을 쓰게 만들었던 이유가 되겠다.


일주일간 150여건의 CS 대응을 처리했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이 업데이트를 어떻게 하냐?였다. 처음부터 100%릴리즈는 하지 않기 때문에 오픈 며칠간은 이런 류의 질문들이 많았다. 많은 유저들이 우리 서비스의 오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DTH는 더욱더 말이다.


내 친구폰에선 보이던데, 왜 난 안보이는거야?


 왜? 왜왜? 난 업데이트가 안되는거야!?


설마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거야? 왜????


힌디어를 영어로 쓴 힝글리쉬 문의(좌), 뜻은 오른쪽 "어떻게 써야하는거야!?!" (우)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많은 질문 말고도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감사의 인사도 많이 받았다.


 서비스오픈해서 넘 행복함, 님들 좀 짱인듯


서비스 오픈해줘서 고마워


님들 좀 오지는듯, 별받으슈!


트루밸런스팀 마니마니 축하합니다! 나도 넘 행복해!



뿐만 아니다, 답변을 하고 나면  답변을 해줘서 고맙다는 답도 꽤 많이 온다.

트루밸런스팀! 답변 고마워!
답변 고마워!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쓰고있는 서비스의 기획자로 참여하면서 업데이트하면서 뭉클했던 감사인사도 받아보고, 서비스가 오픈할때 왠지 먹먹해져서 눈물이 찔끔난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는 인도에 온지 얼마 안된 뉴비이고, 그 뉴비가 참여한 기획에 피드백을 준 것은 인도인이기 때문인것 같다. 거기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어필하는 인도인들이 비단 의견 제안뿐 아니라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다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뭔가 가슴 속 간지러운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게 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이 서비스를 처음 오픈 한 것도 아니고, 남들이 제공하는 플로우의 불편함을 크게 개선한 것도 아니다. 이미 서비스 자체가 뻔하고 간결한 플로우였기 때문에 더 좋게 만들기 위해 고민을 크게 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유저들이 쏟아내는 감사의 인사는 서비스를 "자알" 만들어냈음이 아니라 DTH를 우리앱에서 쓰고 싶었던 유저들의 갈증을 풀어준것에 향한 것임을 안다. 그리고 우리 앱에서 기다리고 싶게 만든 그 갈증은 이전부터 쌓이고 쌓인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이 감사의 인사는 단지 DTH의 오픈이 아니라, 그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감사이다. 


이 전에도 유저들의 감사인사가 있었겠지만 이 서비스를 이제 같이 만들어가고 있는 뉴비로써 일주일간 그들의 감사 인사를 정면에서 맞았던 감격을 그 노력을 만들어왔던 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피쳐를 같이 기획/디자인한 슈퍼그뤠잇 디자이너 영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사설 에이미어워드 "이달의 직원 알렉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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