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에서 어른 네 명의 커피를 주문하니, 커피 유리잔마다 동그란 모양의 고무 컵받침이 나왔다. 이제 갓 두 살이 되어가는 아이는 그 받침들을 모아 어른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다가 어느새 하나가 모자란 걸 알아챈다. 자기 하나, 어른 하나, 어른 둘, 어른 셋. 그렇게 네 개의 고무 받침대는 모두 배분되었는데 어째서 나머지 어른 한명에게 줄 것은 없는 것일까. 아이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삼촌은 (받침대가) 없네"
그 말을 들은 아이는 화들짝 놀라 받침대를 찾다가, 다른 어른이 준 받침대를 삼촌에게 건네준다.
"(이젠) 이모가 받침대가 없네"
아이는 또다시 받침대를 이리저리 찾다가 또 다른 어른이 준 받침대를 이모에게 건네주고 해맑게 웃는다.
애초 컵받침이 사람 수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걸(아이는 너무 어려 음료를 따로 시키지 않았으니까) 아이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컵받침 하나는 자기가 갖고 싶고, 또 하나씩 주고 싶은 마음, 부모와 사람들이 자기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데서 오는 기쁨,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 이리저리 신기한 세상을 경험하는 즐거움이 그녀의 머릿속엔 가득 차 있다.
아이의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며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나도 한때는 저랬겠지라고 생각하니 나의 부모님이 떠올랐다. 일로, 건강으로, 돈으로 걱정이나 염려들을 전하던 목소리는 잠시라도 접어두고, 아이처럼 밝은 목소리도 들려드려야겠다.
이유가 없으면 세상이 기쁘지 않을 나이가 되었지만, 또 이유없이 세상이 기쁘면 안될 일도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