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산책 중 와이프가 길바닥에 놓여 있는 무언가를 보고 흠칫 놀란다. 자세히 보니 손바닥보다 큰 개구리 한 마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바라보며 산책길 중앙에 앉아 있다.
난 얼마나 놀랐는지 꽥! 하고 소리를 질렀다.
마침 꽥꽥거리고 울던 고라니보다, 놀란 내 목소리가 더 컸다며 와이프가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개구리는 검은 줄무늬와 끈적해 보이는 질감의 피부로 인해 매우 이상한 느낌을 줬다.
크기도 커서 갑자기 훌쩍 뛴다면 내 상체에 다다를 것 같았다.
"저게 닿으면 마치 내 DNA와 합성될 것 같아"
라고 내가 이야기하자, 와이프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산책을 마저 갔다가 돌아오니, 어느새 개구리가 사라져 있다. 우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예전에 목격했던 다른 개구리 이야기를 했다. 그땐 어느 고양이 한 마리가 개구리를 갖고 놀고 있었다. 다만 개구리 반응이 영 신통치 않자, 고양이가 흥미를 잃어가는 느낌이었다.
"개구리보다는 역시 쥐처럼 소스라치게 놀라야 고양이가 끌리지"
"쥐처럼 놀란다면, 오빠처럼?"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