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수많은 요구사항
기업용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기획하면서 수많은 요구사항이 들어온다. 과연 어떻게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을까?
제품을 기획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다. 웹/앱 서비스가 아니라 PC 소프트웨어 제품이다보니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렵다. (보안, 개인정보등의 이유로) 또한 기업용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여서 실제 사용자를 만나기 힘들다보니 실제 사용자가 어떤점에서 불편함을 겪는지 알기 어려웠다. 고객의 소리는 주로 영업팀의 요구사항으로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기획자님, 다른 경쟁사는 A기능이 있네요. 저희도 추가해야하지 않을까요?
고객사에서 B기능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듣다보면 맞는 말이기도하고 실제 고객이 필요한 요구사항도 있다. 하지만 경쟁사 제품에만 있는 A 기능은 실제로는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는 기능일 수 있다. 또 고객사에서 요청한 B 기능은 그 고객사에만 필요하고 다른 사용자들에서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다양한 요구사항이 들어온다. 기업용 제품 특성상 주로 그 요청이 영업팀이지만 제품의 성격에 따라서 팀장님의 요청일 수 있고, 사업팀이나 마케팅팀의 요청일 수 있다. 필요에 의해서 요청이 오지만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도 없고 계속 수용하다보면 제품이 산으로 가게된다. 특히 우리 제품에는 고객 데이터가 없다보니 영업팀 의견 = 고객 의견이 되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영업팀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진행하면서 제품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하게 되었다. 과연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해야할까? 중요도 낮은 요구사항은 피하고 사용자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은 어떻게 만들까?
결국 제품은 고객의 욕구(니즈)로부터 시작된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제품이 가야할 방향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원하는게 무엇일까? 그걸 알아내기위해서 기업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기도하고 실제 고객과 만나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하기도한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전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려면 고객의 문제에 집중해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문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고객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제품을 쓰는가?
문제 파악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 실제 사례가 있다.
2004년, 레고는 사상 최대 적자를 내고 파산 위기에 처한다. 이는, 레고 특허권이 종료되면서 레고 블럭과 비슷한 저가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오락 거리가 등장했기때문이다. 레고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고객인 아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
그 결과 아이들은 반짝이거나 소리가 나서 가지고 놀기 쉬운 장난감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레고는 복잡한 레고가 아니라 로봇, 인형처럼 좀 더 화려한 장난감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
실패 이후 이번에는 전문 컨설팅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하게되고, 새로운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됬을까? 10년 연속 매출이 증가하면서, 레고는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과연 그 전과 어떤 차이점이 있었던 것일까? 컨설팅 이후 레고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고 똑같이 인터뷰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때 접근한 관점이 달랐다. 아이들이 어떤 장난감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아니였다.
아이들이 왜 노는가?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고 이를 자랑하는 것에서 큰 즐거움을 느꼈고,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은 레고를 가지고 놀았다. 레고는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더 근사한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블록 개수가 1000개가 넘는 제품을 개발했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과연 결과를 성공으로 바꾼 방법의 차이가 무엇이었을까? 처음에 레고는 고객과 제품에만 집중했고 실제 고객이 그 제품을 통해 어떤 발전을 이루려고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두번째 접근한 관점은 달랐다. 아이들이 레고를 통해 어떤 발전을 이루고 싶어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한 것이다. 고객이 이루려고하는 체험을 중심으로 고객의 '할일' 해결에 집중했고 이는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욕구를 해결해주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객을 위해 해결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어떤 일이 중요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개발팀 내에는 해결해야할 수많은 작업들이 있고 추가로 관련된 부서로부터 다양한 요구사항을 받게 된다. 수많은 요구사항 중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책 "일의 언어" 에서는 이를 할일 이론으로 설명한다. 고객은 제품을 사용할 때는 본질적으로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 그 제품을 고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우리 제품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요구사항은 고객의 할일과 관련되고 고객의 할일을 더 잘 개선 해주는 요구사항에 집중해야 한다.
개발팀 내에서 우리가 해야하는 일도 많지만 영업의 요구사항때문에 해야하는 일들의 우선 순위가 갑자기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우선순위가 중요할 수 있지만 더 우선순위가 높은 일은 무엇인지? 과연 이 요구사항이 다 필요한지? 등 명확한 판단 기준이 부족했다. "일의 언어"에서 할일 이론은 이러한 판단 기준에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해주었다.
할일이론에 대한 설명은 수많은 요구사항, 우선순위 설정하기 2 에서 계속 이어서 진행하겠습니다.
참고 기사
http://m.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311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