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초

[시 짓기] 네겐 너무 가혹한 일이었을까

by 이연미


부러진 초


허리춤이 부러진 초


제 몫을 다하라고 불을 붙였더니

통곡의 눈물을 쏟으며

자꾸만 한쪽으로 무너진다


네겐 너무 가혹한 일이었을까

불을 켜는 것 말이야

어둠을 밝히라는 주문 말이야




[단상]

중간쯤이 부러진 초를 억지로 세워 불을 켰더니 한쪽으로 무너지면서 타네요. 촛농이 어쩐지 통곡의 눈물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아픈 이에게 밝음을 강요하는 가혹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사진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