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새들이 그곳에서 난다

[시 읽기] 이시영 '자존(自尊)'

by 이연미


자존 (自尊)


- 이시영


화창한 가을날

벌판 끝에 밝고 환한 나무 한 그루

우뚝 솟아 있다


모든 새들이 그곳에서 난다


- 시집 『조용한 푸른 하늘』 (책만드는집, 2015)




[단상]

그곳엔 너른 벌판과 우뚝 솟은 나무가 있다.

언제든 도약과 착지가 가능한 벌판은

마음에 안정을 주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는

비상을 꿈꾸게 하리라.


그 나무가 밝고 환하다는 사실이

새들의 가슴을 얼마나 설레게 할까.

그러니 모든 새들이 그곳에서 나는 것일 테다.

‘자존(自尊)’이라는 이름의 그곳에서.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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