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1. 출발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1. 출발
(2018년 10월 7일~14일)
국토종주 이후 장거리 라이딩에 재미가 붙은 나는 조금 긴 연휴만 다가오면 남편에게 ‘이번에는 어디로 자전거를 타러 갈까?’ 하고 의논하곤 했다. 대개는 인천~부산의 국토종주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은 국내 곳곳의 자전거길(금강 종주 자전거길, 오천 자전거길, 섬진강 자전거길 등)로 당일치기나 1박 2일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자전거를 타러 어디를 갈까?’라는 질문이 ‘올해 휴가에는 어디로 여행 갈까?’라는 이야기와 합쳐지더니, ‘여행도 할 겸 라이딩도 즐길 겸, 대만 가오슝으로 가자’는 대답을 내놓았다. 다소 엉뚱한 이 결론의 배경에는 ‘대만은 자전거의 나라’라는 정보와 수도 타이베이는 여행으로 가봤으니 이번에는 가오슝을 가자는 생각이 합쳐진 결과다.
가오슝은 대만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있어 우리는 무더운 여름을 피해 10월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 (참고로 가오슝은 10월도 여전히 더워서 자전거 라이딩에 최적의 시기는 11월일 것 같다.) 그리고 자전거용 캐리어를 가져가야 하기에 부치는 짐을 30kg까지 허용하는 EVA 항공으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EVA 항공은 항공사에 자전거 짐을 미리 알려주면 특별히 케어를 해준다고 한다.)
대만에 자전거를 타러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해안가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대만 섬 환도 코스(대략 2주 소요)’나 타이베이에서 가오슝을 잇는 ‘종주 코스(대략 10일 소요)’가 유명하다. 또는 난이도 높은 산악코스를 즐기는 라이더라면 국제 사이클 대회가 열리는 '화롄-타이루거 협곡'에 도전한다.
자전거 마니아라면 위의 코스들에 도전해 볼 만하겠지만, 초보 아마추어인 나에게는 휴가가 아닌 극기훈련이 될 가능성이 컸다.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가오슝에 머물면서 근교 라이딩을 다녀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가오슝에서 컨딩(대만 최남단 도시)까지 1박 2일 왕복 라이딩이 이번 여행의 달성 목표였고, 나머지 기간은 가오슝 지역을 여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대만에서의 라이딩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자전거 두 대와 함께.
[자전거 타러 어디까지 가 봤니_ 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