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의 라이딩을 마무리하다

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5. 세 번째 라이딩

by 이연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5. 세 번째 라이딩

(2018년 10월 7일~14일)


컨딩의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라이딩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몸을 이끌고 호텔 로비에 세워 둔 자전거부터 살폈다. 가오슝의 호텔에선 자전거를 방까지 가지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컨딩의 호텔은 규모가 작아서인지 로비에 보관하라고 했다(호텔마다 규정이 다르니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외부로 노출된 곳은 아니라 안전하겠지만, 밤 사이 바닷바람에 유리창이 흔들릴 때마다 괜히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자전거는 원래 세워 두었던 자리에 얌전히 놓여 있었고, 우리는 간단히 자전거를 정비하고 일찌감치 호텔을 나섰다.


휴양지의 아침은 활기 넘치던 밤과는 달리 고요했다. 해변에는 드문드문 조깅이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는 잠시 해변가에 멈춰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전날 너무 늦은 시각에 도착해 컨딩의 해변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래 지체할 수는 없었다. 다시 110km를 달려 가오슝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1539536730656.jpg 컨딩의 고요한 아침 해변


가오슝으로 돌아가는 길은 온 길을 되짚어가는 거라 한결 마음이 편했다. 아무래도 낯선 길은 긴장이 돼서 미처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데, 오늘은 한 번 달렸던 길이라고 스쳐 지나가는 마을의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발길을 잡는 풍경에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자전거는 꼭 멈추지 않아도 페달을 밟는 속도만 조금 늦추면 주위의 경치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자전거의 동력은 사람이기에, 마음 내키는 대로 속도를 늦췄다가 멈췄다가 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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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컨딩 구간의 풍경 사진


한참을 달리다가 앞서 가고 있던 라이더들을 만났다. 자전거에 실은 짐을 보니 아마도 컨딩에서 타이베이까지 대만 섬 종주를 하는 사람들 같았다. 국토 종주를 했던 때가 생각나 그들에게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냈다. 라이딩을 하다가 이들처럼 도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동지애가 발동한다. 내가 남편과 함께 국토 종주를 해냈듯이 이들도 함께라서 완주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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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불가능했을 라이딩, 함께여서 완주할 수 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쉬엄쉬엄 달려, 컨딩을 출발한 지 5시간 반 만에 가오슝에 도착했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가오슝에 며칠 묵었다고 마치 집에라도 돌아온 것 같이 반가웠다. 가오슝 시내는 역시 오토바이들이 많았지만 대만에서의 첫 라이딩 때처럼 두렵지 않았다. 이제 이 곳의 교통 시스템에도 익숙해졌나 보다 싶은데 오늘이 마지막 라이딩이다. 다소 아쉽지만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가오슝-컨딩 구간의 왕복 라이딩’을 별 탈없이 즐겁게 마무리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제 남은 여행 기간은 라이딩의 피로도 풀 겸 가오슝 관광과 식도락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IMG_20181013_011919_200.jpg Strava _ 컨딩에서 가오슝까지의 110.8km 라이딩

[자전거 타러 어디까지 가 봤니_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6. 맛집 탐방_ '대만의 먹거리에 홀리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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