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먹거리에 홀리다

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6. 맛집 탐방

by 이연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6. 맛집 탐방

(2018년 10월 7일~14일)


해외 라이딩을 위한 여러 후보지들 중에서 대만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음식’이다. 이왕이면 라이딩도 즐기면서 식도락 여행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지난번 오키나와로 자전거 여행을 갔을 때 다소 아쉬웠던 부분이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대만은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먹거리가 풍부해 '미식 여행'으로 인기 있는 나라다. 대만의 음식은 얼핏 중국이나 홍콩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되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대만식 식재료와 조리법이 따로 있어서 대만 특유의 맛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대만식 ‘훠궈(hot pot)’에는 홍탕에 선지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고 그렇게 맵지도 않은 편이다.) 대만 음식의 향이 낯설고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은 음식이 많았다.


오리 선지와 두부가 들어있는 대만식 훠궈 무한 리필 집


이번에 가오슝에 머무는 동안 대만 여행의 필수 코스인 ‘딘타이펑’도 당연히 갔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로컬 음식점들을 많이 시도했었다. 일부러 찾아간 곳도 있었고 우연히 사람이 많아 들어갔는데 맛집인 곳도 더러 있었다. 몇 군데를 소개해보자면, 오리고기로 유명하고 가성비도 뛰어난 'Duck Zhen', 젊은 사람들이 저녁에 술 한 잔 기울이기 좋은 대만식 해산물 볶음 요리 전문점 ‘阿榮海鮮鵝肉’, 탕바오(만두)와 또우장(두유)을 파는 조식 전문점 ‘흥륭거’가 있다.


오리고기 전문점 'Duck Zhen'
가오슝 아레나 역 근처의 해산물 볶음 요리 전문점 '阿榮海鮮鵝肉'
조식 전문점 '흥륭거'


그밖에 이름은 모르지만 숙소 근처(미려도 역) 골목의 족발집과 꼬치구이집도 가오슝에 간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미려도 역 근처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족발집


미려도 역 근처 골목의 꼬치구이집


대만의 음식을 이야기할 때 야시장은 빼놓을 수가 없다. 야시장마다 조금씩 특색이 다른데 관광객들에게는 리우허 야시장이 유명하지만, 가오슝 현지 사람들은 루이펑 야시장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리우허 야시장이 널찍해서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는 좋았지만 확실히 루이펑 야시장이 훨씬 붐볐다. 루이펑 야시장의 ‘천사 지파이’는 워낙 유명해서 갈 때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지파이는 닭튀김 요리다). 야시장의 묘미는 여러 간식거리를 조금씩 맛보는 것이다. 곱창 국수, 기름밥, 굴전, 취두부, 옥수수 구이 등등 먹거리가 넘쳐난다. 천천히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곳이 있으면 일단 줄부터 서라고 농담할 정도다.


야시장의 다양한 간식거리 _굴전, 취두부, 곱창


대만은 디저트 또한 훌륭하다. 요즘 우리나라에 유행 중인 흑당 버블티도 알다시피 대만이 원조다. 대만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문화가 발달해서 야시장은 물론이고 곳곳에서 온갖 종류의 차를 판다. 더울 때 한 잔씩 마시면 더위와 함께 피로까지 가신다. 대만의 젊은이들은 야시장의 음식들도 술이 아닌 버블티와 먹는 편이다. (우리 눈엔 다 안주처럼 보이는데...) 대만은 또한 망고빙수도 유명한데 루이펑 야시장 근처에서 먹었던 망고빙수는 내 인생 빙수로 등극했다. 가게 이름은 '망고하오망'이다.


'망고하오망'의 망고빙수


사계절이 따뜻한 아열대 기후인 대만은 다양한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 대만 친구가 소개해준 ‘석가’ ‘비파(pipa)’, ‘렌우(Rose Apple)’ 등은 생전 처음 보는 과일이었는데 당도가 높아 맛있었다. ('석가'는 석가모니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대만에서 맛볼 수 있는 열대과일인 석가, 비파,렌우


‘Bitter melon(한국식 이름은 '여주')’은 야시장에서 주스로 갈아서 파는데, 더위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볶아서으면 고소하면서도 쓴 맛이 어우러져 입맛을 당기는 요리가 된다.


가운데 하얀색 울퉁불퉁한 과일이 'Bitter melon', 요리에는 녹색을 사용한다


이처럼 대만에는 우리에겐 생소한 음식들이 많아서 처음엔 용기가 필요하지만, 음식도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움을 경험하는 여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도전해볼 만하다. 조금 낯선 메뉴라도 한번 먹어보면 새로운 맛에 눈을 뜨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대만은 라이딩뿐만 아니라 관광도 하고 식도락도 즐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자전거 여행지다. 여행 기간 내내 자전거로 이동하는 여행도 좋지만 체력도 짐도 부담이 된다면, 우리처럼 거점 도시를 하나 정하고 라이딩 목표 구간을 세우는 방법을 추천한다. 거점 도시에 큰 짐은 두고 간단하게 필수품만 자전거 백 로더에 싣고 컨딩처럼 근교 도시를 다녀올 수 있어 간편하다. 라이딩과 관광, 휴식을 적절히 섞으면 너무 무리가 되지 않아 휴가 후에 일상 복귀도 수월한 것 같다.


대만에서도 가오슝은 타이베이보다 복잡하지 않고 남쪽 컨딩까지의 해변도로도 아름다워 특히 좋았다. 오토바이가 많은 것이 단점이지만 이륜차를 배려하는 교통 시스템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보면 장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우리처럼 자전거를 가지고 가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빌릴 수도 있으니, 하루 이틀 정도 자전거로 여행해보는 것도 새롭게 여행을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가오슝의 예술문화 공간, 보얼예술특구

[자전거 타러 어디까지 가 봤니_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연재를 마칩니다.

잠시 쉬었다가 3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1. 출발 _ '자전거와 함께 해외여행을'

#2. 도착 _ '자전거를 하드 캐리 하다'

#3. 첫 번째 라이딩 _ '대만에서 자전거는 오토바이와 도로를 공유한다'

#4. 두 번째 라이딩 _ '대만의 최남단에 도착하다'

#5. 세 번째 라이딩 _ '대만에서의 라이딩을 마무리하다'

#6. 맛집 탐방 _ '대만의 먹거리에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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