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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미 Jul 31. 2020

이날 이 꽃의 따스함

[시 읽기] 히로세 이젠의 하이쿠



오늘이라는

바로 이날 이 꽃의

따스함이여     


- 히로세 이젠 -



     

[단상]

모든 하이쿠의 명제는 오늘 이 순간이라고 합니다. 위의 하이쿠에서도 시인은 지금 시인의 눈앞에 피어있는 꽃, 그 유일한 진실을 노래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날 다른 꽃에 대한 환상을 쫓느라, 정작 ‘이날 이 꽃의 따스함’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승려 '료칸'은 다음과 같은 하이쿠를 지었습니다.     


오늘 오지 않으면

내일은 져 버리겠지

매화꽃  

   

지금 피어있는 저 꽃도 내일이면 지고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고 그리워하지 않도록 오늘 충분히 감상해야겠습니다. 


단지 꽃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모든 것이 그렇겠죠. 오롯이 ‘오늘’에 몰두하는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_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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