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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미 Aug 15. 2020

집안의 화초

[시 짓기] 어쩌다가 너는 집안의 화초가 되었을까?



집안의 화초

   

집안의 화초는

볕 드는 창을 향해 기울어 자란다.     


빗소리가 들려도

빗방울이 잎에 닿는 일은 없고

어둠이 내려도

형광등 아래 깨어있다.    

 

집안의 화초는

씨를 거실 바닥에 뿌린다.    

 

바람이 불어도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대지를 만나

뿌리내리는 일은 더욱 없다.  

   

어쩌다가 너는

집안의 화초가 되었을까?     




[단상]

집에서 키우는 화초를 보며 '사람의 손길보다 자연의 손길이 그리울 텐데…' 생각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감염병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요즘입니다. 집안의 화초와 비슷한 신세가 되니 그들의 갑갑함이 이제야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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