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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한 순간으로 끌어당기는 것들에 대해

by Johnstory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이 순간 모든 장르의 음악을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갖고 싶지만, 여전히 나의 취향은 편협하다. 바꾸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죽는 날까지 다양성을 맛보기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이 좋다. 최근에는 클래식을 한곡 한곡 천천히 접해보고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러 곡들을 들어보긴 했지만, 꽤 오랫동안 익숙한 선율을 제목과 연결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몇 시간 전에 제목을 보며 들었던 곳이 무엇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기록에 대해 집착해야 할 나이가 된 것 같아 서럽지만 그만큼 클래식은 아직 나의 귀에 낯선 음악일 뿐인 거다.


여전히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은 노동요에 가까운 Lo-fi music이나 Jazz, Soul, R&B 쯤 되겠다. 그리고 계절에 상관없이 나를 노곤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은 Christmass Jazz 가 분명하다. 11월과 7월에 각각 태어난 너희들을 재우기 위해 한결같이 활용했던 음악이 바로 이것이었다. 기억도 못할 나이일 텐데, 가끔 낮잠을 자고 싶을 때, 크리스마스 재즈를 틀어달라는 너희들을 보며 흠칫 놀랄 때가 있었다. 아빠나 너희들이나 일관된 취향이 주는 편안함을 선호한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움 대신 익숙함을 택하는 것 또한 유전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하루를 깨우고 매일을 지탱하는 음악과 함께하는 삶이길 바란다. 다양한 언어와 글로도 위로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창 밖을 바라보며 몇 시간씩 생각에 잠기는 그 순간에도 음악은 그저 조용히 내 옆을 지킨다. 너희들도 이런 친구가 필요한 때가 있었으면.


음악의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알게 되는 성장을 거듭해 나가길 바란다. 책 한 권과 이름 모를 음악, 그리고 연필과 노트가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하는 하루를 보내는 존재로 살아간다면, 혼자이기에 누릴 수 있는 지구 최상위의 사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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