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field Aquatic Centre, Sydney
시드니에 온 지도 벌써 한 달. CBD에 머무르며 궁금했던 수영장들은 거의 섭렵했고 바다에도 다녀왔다. 이번에는 동네 수영장 마실에 나서볼 차례다.
시드니에서 살았던 집은 조용한 주택 단지에 있는 아파트였다. 단지 내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었고, 걸어서 15분 거리에도 대형 아쿼틱 센터가 있는 특급 수세권이었다.
수영장을 조건으로 보고 고른 집은 아니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늘 꿈꾸던 집이 나타나 바로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이런데 수영을 안 할 수가 있나.
이번에 방문한 수영장은 애쉬필드 아쿼틱 센터로 실내, 야외 수영장은 물론 사우나와 헬스, 다양한 GX 프로그램, 스파도 즐길 수 있는 종합 체육 센터다.
야외에만 해도 50m 풀과 아이들을 위한 레저풀, 수구 경기 등이 열리는 프로그램풀까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무슨 동네 수영장이 이렇게 좋냐.
야외 수영을 더 즐기는 호주인들의 취향에 따라 실내는 야외보다 심플했다. 25m 풀이 4개 레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심이 얕아 강습이나 초보자들에게 더욱 적합했다. 수온도 야외보다 훨씬 따뜻하게 운영 중이라 아이들도 많았다.
방문한 날은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이었는데도 아무도 개의치 않고 야외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실내에서 편하게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규모도 작고 복잡해서 우선은 야외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다. 날씨 덕분인지 수영장을 전세 낸 기분으로 수영을 할 수 있었다. 흐린 날의 특권인 배영도 야무지게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야외 수영장을 실컷 즐기다 바람이 점점 거세져서 따뜻한 실내에서 몇 바퀴 돌다가 사우나까지 야무지게 쓰고 나오니 이것이야 말로 만원의 행복이다.
많은 돈을 써도 만족감을 얻기 힘든 요즘 세상에 이렇게 뿌듯하고 기분 좋은 취미 생활이 또 있을까?
수영장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다 밖을 보니 아이들의 수구 경기가 한창이다. 수구 하는 것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관람했다. 생각보다 경기는 더 역동적이었고 귀가 볼록 튀어나온 수구모자가 무척 귀여웠다.
호주 수영장은 어디에나 슬로, 미디엄, 패스트 라인 외에도 자유 라인이 하나 더 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자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친구들끼리 수영을 가르쳐 주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오늘은 야무지게 다이빙하는 어린이들이 풀을 차지하고 있다. 그 모습이 한국의 어린이들과 영락없이 닮아 웃음이 났다. 낯설었던 동네에 조금씩 정이 붙고 있다.
오늘 수영은 여기까지.
160 Elizabeth St, Ashfield NSW 2131
실외 50m 8개 레인, 수심 1.2m-2m / 실내 25m 4개 레인
입장료: 성인 10.6 aud, 칠드런(5-16세) 6.8 aud
영업시간: 평일 5:30-20:00, 주말 및 공휴일 06:00-20:00
애쉬필드역 도보 10분 거리
시드니 도심을 벗어나 현지인들과 수영을 즐기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수영장
애쉬필드, 버우드 등 이너웨스트 지역이 궁금하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