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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 팀장 Dec 31. 2020

2020년 회고

회고가 무슨 의미인가

 제목을 쓰는 동시에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 회고를 쓸 만큼 올 한 해가 나에게 유의미했었는지부터 자신이 없다. 반성도 사치스러울 만큼 2020년은 부족하고 부족한 한 해이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회고하는 이유라면,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의미를 만들 수 있는 기회조차도 없기에 다시 한번 노력하고자 회고를 작성한다.


1. 2020년 7월 퇴사하다


 동료들과 회사, 일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회사에서 퇴사했다. 거창한 꿈을 실행하기 위해서가 아닌, 신뢰와 실망에 의한 선택이었다. 기존에 보안이라는 일부 폐쇄적인 산업과 서비스에서 모바일 앱 기반의 유연한 서비스를 만나 새로운 경험과 성과를 만들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정의를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내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만 하는 회사가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였다.


2. 2020년 9월 커머스 스타트업에 합류하다


 퇴사 후 1개월 코로나 이슈 등 여러 가지 사유로 1개월의 휴식 기간을 보내고, 이전에 함께 일했던 개발자분을 통해 그분이 몸 담고 계신 커머스 스타트업에 합류하였다. 사업의 비전이나 리더십이 아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지인분이었기 때문에 합류를 결정하였고, 지금까지도 후회와 다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곳에 합류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신 지인은 결과적으로 현재는 회사에 없다..


3. 면접 x 면접


 구직은 언제나 어렵다. 산업이 달라서 직무가 달라서 기대하는 역할이 달라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회사와 개인이 fit을 맞춘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럼에도 구직 과정의 전반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구직 경험은 이전에 작성했던 '구직자 입장에서 인상 깊었던 채용 전형의 순간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구직 과정에 대한 배움은 현재 구인을 하는 반대의 입장에서 더 fit 한 사람을 찾기 위한 채용 및 인터뷰 프로세스, 조직과 역할에 대한 정의 등을 고민하는데 유의미한 인풋으로 남았다.


https://brunch.co.kr/@expnote/50


4. 채용 x 채용

 

 조직의 미션과 비전, 팀의 R&R을 정의하는 것부터 업무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것, 채용 포지션을 정의하고 직무와 요건을 명확히 기재하는 것, 회사와 서비스를 정의하고 채용 채널을 업데이트하는 것, 면접을 안내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질문을 정리하고 fit을 맞춰보는 것 모두 채용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기본'이라는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채용 담당자가 없고, 채용에 비용을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fit 한 사람을 찾으려면 무엇보다도 지원하고 싶은 회사로 느껴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채용 브랜딩과 채용 과정에서의 경험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위에 나열한 모든 것들이 '기본'이었다


 채용 과정에서 추가로 느낀 생각과 지원하신 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fit 한 동료들이 새롭게 합류하였고, 21년을 보다 의미 있게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5. 정기적인 글 쓰기는 실패했다

 

 2019년을 회고하며, 무엇보다 2020년 꼭 갖추고 싶었던 목표는 정기적인 글쓰기였다. 특히 20대부터 35살에는 책을 쓰는 것을 큰 커리어의 지표로 삼았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집필한 책은 없었다. (작가분의 책에 작은 사례로 내 이야기가 실린 정도) 


 결론적으로 정기적인 글쓰기는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많은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실행하지 않은 의지만 남았다. 


6. 조직 내 역할과 고민 


 회사와 조직, 팀 동료들을 매니징하고, 이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어떻게 일 하는 것이 유의미할까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전략기획 업무 외에 사업개발팀과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를 브랜딩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TF를 관리하는 것, 채용과 PR 업무를 수행하는 것, 회사 차원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 등 담당하는 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 하고 의사결정을 내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21년 어떤 모습으로 커리어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역시 이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담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연차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회사에서 기대하는 역할과 책임 역시 필연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지금의 연차에서 성장이 더 중요한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지 아직은 모호하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2021년을 유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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