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연초, 현재까지 채용 시장의 변화를 표현할 때 대표적인 메시지가 '대이직 시대'이다. 대기업 중심의 공개 채용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되고 빠르게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자의 채용이 조직의 중요한 과제가 되면서 채용 시장은 호황을 맞이하였다.
수많은 채용과 지원 외에도 채용 시장의 호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포인트는 새롭게 채용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많은 기업과 서비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커뮤니티를 베이스로 채용 시장에 진출한 케이스, 교육 사업을 바탕으로 채용 시장에 진출한 케이스, 헤드헌팅 시장을 타겟으로 진출한 서비스 등 기존 채용 플랫폼이 건재한 시장임에도 시장의 성장에 따라 기회를 포착한 기업과 서비스가 많았다.
구직자의 입장에서도 대이직 시대는 자신의 몸값과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무한한 기회가 있었다. 특히 스타트업과 IT 기업의 호황으로 많은 투자금들이 몰리면서 기업들은 앞다투어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고,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조건과 보상을 상향해야 했고 구직자들은 좋은 조건으로 앞다투어 이직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 시점 이직 시장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함께 올라갔기에 '대이직 시대'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전 세계 경제 위기와 함께 투자 시장도 위축되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 시장은 급속도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대형 IT 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축소하기 시작했고, 투자금으로 사업을 운영했던 많은 스타트업들은 생존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했고 지금은 일반기업들까지 구조조정 사례가 계속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채용 플랫폼 원티드의 월 별 신규 공고 건 추이를 살펴보면 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기업의 신규 공고가 감소했고 현재까지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살펴보면 작년 11월 대비 올해 11월 신규 지원 건수는 약 30% 증가했으나, 합격수는 지난해 대비 -29%로 구직 활동에 있어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알 수 있다. ( 21년과 22년 11월을 비교했을 때 채용 시장의 성장과 함께 신규 지원 건수는 약 68%, 합격수는 19%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를 보면서 든 생각은 '대이직 시대'를 맞이하며 개인의 이직에 대한 관점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오랫동안 근무하는 것에서 기회를 찾고 성장하는 도전을 하는 형태로 관점이 변화한 것은 맞으나, 채용 시장이 호황이었던 시절과 비교한다면 이직의 난이도는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다.
기업 역시 여전히 인재를 필요로 하고 인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찾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이전과 다르게 신중하고 훨씬 더 조심스럽기 때문에 합격의 허들도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구인 중심의 시대에서 구직자 중심으로 바뀌었었다면 이제 그 밸런스가 맞춰져서 정말 '경쟁력' 있는 사람이 '적합한' 포지션을 만나는 시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채용 플랫폼을 봐도 그렇다. 이미 많은 채용 플랫폼들이 개인의 역량을 더 어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해나가고 있다. 교육, 인증 등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연계하면서 결과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로 '적합한' 매칭을 제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에서 말한 채용 시장의 패러다임이 밸런스로 바뀌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