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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xtener Oct 10. 2020

Know-how 보다 Know-who

네트워킹


우연을 가장한 치밀한 계획

부장님은 종종 예고 없이 우리를 술자리에 데리고 가셨고, 그럴 때면 그 자리에는 ‘얼굴만 아는’ 다른 부서 사람들이 있었다. 어색한 사람들과 술을 마셔야 하는 불편한 시간. 취한 채 사무실로 돌아가 남은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 힘든 하루. 처음에는 굳이 우리를 ‘끌고’ 가시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누구든 며칠, 길어야 몇 주만 지나면 알게 된다. 우리에게 어려운 과제가 떨어지고, 그 일은 우리 힘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으며, 그래서 평소 이야기도 나눠 본 적 없는 ‘어색한’ 부서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막막한 마음으로 찾아간 그 부서에는 얼마 전 우리와 술잔을 부딪치던 사람들이 앉아 있다. 그 날 취기를 빌어 호형호제를 시작한 덕분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부장님의 위상은 부하를 술자리에나 끌고 다니는 사람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탁월한 리더로 탈바꿈한다.


통하면 살고, 막히면 죽는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로마는 전쟁 중에도 성벽보다 도로 건설을 중요하게 여겼을까? (간선도로만 8만 km, 지구 두 바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성벽은 왕래를 차단하지만, 도로는 왕래를 촉진한다. 국가 방위를 위해 이민족과의 왕래를 차단할 것이냐 국민과 군대의 왕래를 촉진할 것이냐. 그녀는  결정이 로마를 세계의 지배자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개인에게는 인맥이 국가의 도로 같은 것 아닐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도로. 잘 닦인 도로를 가진 사람은 어져 있는 사람들과 함께 빠르게 성장한다.


'내가 무엇을 아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를 아는가, 누가 나를 아는가'이다.
실력은 나에게 맡겨진 업무를 처리할 능력이지만,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내가 가진 인적 자원으로부터 출발한다.
                                         - 김상근, 「마키아벨리」中


걷고 싶은 편안한 길이 되자

네트워킹이나 인맥관리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부담스럽다. 새로운 모임에 가입해야 할 것 같고, 거기서 알게 된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만나야 할 것 같고, 오래 사귄 사람들의 기념일챙겨야 할 것 같다. 생각만으로 이미 지친다.


무언가 당장 주고받으려고 덤비지 말자. 저장된 전화번호나 모아둔 명함이 얼마나 되는지에 집착하지 말자. 그저 상대가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누구든 편안하게 대해 보자.


대신 그들이름들의 잊지 말고, 관심사를 기억하라. 어떻게 지내는지 묻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렇게 천천히 만들어지는 따뜻한 길로 사람들은 당신에게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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