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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xtener Oct 23. 2020

가끔은 하극상도 가능한 조직

수평적 협력


재미없는 군대 이야기

한반도의 허리, 비무장지대. 사실은 남과 북이 수많은 병력과 무기를 배치해 둔 무장지대. 난생처음 보는 북한군과 어디 있을지 모를 지뢰들 사이에서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적은 어둠을 틈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전원 전투배치! 무장한 적 5명 남하 중!" 모두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숨을 죽였다. 곧 걸려온 지휘관의 전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을 것이다. 총격전이 벌어질 수도, 어쩌면 누군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긴박한 작전을 맡기기에 나는 너무도 '신입'이었으니까.


작게는 장군으로 가야 할 그의 군 생활이, 크게는 대한민국의 안보가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 그는 차분하고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네 지휘를 들을 수 있도록 수화기를 내려놓아라. 나는 여기서 너와 함께 있겠다. 지금부터 배운 대로 판단하고, 훈련한 대로 싸워라.”


어디가 상석인가

한 때 매스컴을 달구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 한 장. 빈 라덴 제거 작전 상황실에서 오바마는 지휘하는 장군에게 중앙 자리를 내어주고 곁에 앉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회식에서도 음식보다 상사가 앉을 자리를 먼저 챙겨야 던 내게, 그는 너무도 멋있어 보였다.


오래전 나의 지휘관도 내게 ‘상석’을 내어 주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제는 안다. 부하는 항상 미숙해 보이니까.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니까. 만만해 보이면 다시는 권위를 회복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하지만 그건 권위가 아니라 권위의식이다. 권위는 스스로 내세운다고 생기지 않는다. 조직 전체가 리더로 인해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될 때마다 조금씩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은 결과는 리더가 무언가를 직접 할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잠깐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주대 김경일 교수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로, 영향을 받으면 (-)로 그 정도는 숫자로 표시해 본다면, 부서장과 부서원은 +10과 -10, 선배와 후배는 +5와 -5 정도로 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수평적이라는 단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계급장 떼고 평등해지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 수평적 조직 문화란 '+10과 -10'에서 '0과 0'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시간을 '+10과 -10'으로 지내던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는 '-3과 +3'으로 변하는 것을 허용하는 문화다."


이런 관계 역전의 순간이 전체 근무시간의 10%만 되어도 우리는 수평적이라 느낀다고 한다. 그러니,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마라. 자주 의견을 묻고, 존중해 주고, 결정하게 해 보자. 스타플레이어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누구든 스타가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매니저는 관리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리더는 알려지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한다
                                      - 앤더스 샌드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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