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의 강의 후에는 항상 비슷한 질문이 나온다. 모든 사업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었던 비결을 알려 달라는 것. 비법 공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빛은 반짝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고수의 기술은 단순하다. 허무할 정도로. 그분은 자신이 한 일이라고는 임원들을 만나 세 가지 질문을 한 것 밖에 없다고 했다. “당신이 맡고 있는 사업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입니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까?”, “그럼, 그걸 당장 하십시오. 뭘 도와드리면 됩니까?”
청중은 만족하지 못하는 눈빛이고, 비법은 조금 더 공개된다. 면담을 마치기 전 “언제까지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약속한 날이 되면 찾아가 "어떻게 되었습니까?"라고 물었다는 최고경영자의 말에, 사람들은 그제야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역시 비결은 확인과 독촉이라고 생각하며.
흙 속에 묻힌 진주를 드러내는 법
리더십의 구루, 존 맥스웰의 말처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지시만 많이 내릴 뿐,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칭을 한 수 가르쳐 주는 걸로 이해한다. 그래서 자신의 성공 경험에서 비롯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버린 해답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개 실망스럽다. 가르침이 많아질수록 부하들의 영혼은 점점 메말라 가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기 생각대로 하라고 지시할 건데 고민은 왜 하라는 건지',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우리한테 지라고 하는 건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천재란 자신에게만 보이는 ‘새로운 사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뻔히 보면서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던 '기존의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말을 차용하면, 훌륭한 리더란 ‘새로운 인재’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뻔히 보면서도 그 탁월함을 깨닫지 못했던 '부하직원의 강점’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리더는 거들뿐이다.
사람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다만 어떤 이유 때문에 하기 싫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일 뿐이다. 또한 그들은 이미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상사가 기다려 주지 못할 뿐이다. 그러니, 이제 물어보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그럼, 그들은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엄청난 지혜와 능력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교육을 뜻하는 education은 라틴어 educare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밖으로 드러내다' 또는 '앞으로 이끌다'라는 뜻이다. 누군가를 교육한다는 건 말 그대로라면 그의 마음속에 새로운 것을 넣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일이다. -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