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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

나는 나를 모른다

by 로로

내가 아무리 성찰적인 사람이더라도

솔직함의 가장 밑바닥에 이르러서는

나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백한다


그럼 다른 사람이 나를 알까?

아주 정직하고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나를 평가하고 비판한다 치더라도

타인이 나를 안다는 것은 턱없다, 그렇다


이 절대적인 공백 속에 나는 실존한다


결국 나를 안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정말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왠지 그런 느낌


내가 세상에 홀로 존재한다면

나의 존재는 의미가 없고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없다, 분명하다


그러니 이런 잠정적인 결론이 가능하다

나는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실존할 뿐이다, 타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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