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하는 시간들

예상치 못한 일들은 번개처럼 온다

by 다올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

지난 날, 제게 일어났던 일들을 써봅니다.




3월9일 수요일,

갑자기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났고 이후에 난 발을 딛고 일어설 수 없었다.


이때만 생각하면 그냥 이 날 밖에 나가지 말걸 하는 생각만 들뿐이다.


가까이에 있던 한림대 병원을 갔다가, 직원들과 의사와 간호사들의 기가막힌 불친절한 서비스에 기분이 상해 더 이상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며칠 후 다시 동네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았다.

MRI 검사 결과 왼쪽 무릎 슬관절 전방 십자 인대가 없다고 했다. 아마 순간적으로 무릎이 돌아가면서 전방 십자 인대가 끊긴 것 같다는 의사의 말이었다. 십자인대는 다시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없는 인대였고 재건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 다음주에 난 전방 십자인대를 인공적으로 다시 만드는 수술을 받았다.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자 다리가 절단 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칼로 다리를 심하게 긁고 파 놓은 것만 같았다. 발가락만 조금 움직여도 다리에 느껴지는 고통이 심해 잠도 못잘 정도였다.


지금은 퇴원하여 집으로 왔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호전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보조기를 차고 있고 실밥도 아직 뽑지 않았다. 여전히 목발을 짚어야 하며 멀쩡한 한쪽 다리에만 의존하다보니 이 무릎도 조금씩 아파와서 결국 휠체어를 탄다. 병원에 소독을 받으러 가는 날이 유일하게 바깥 공기를 느끼는 날이다.


3월 9일. 그 날 새로운 계획과 함께 상반기 취업을 맘껏 노려보려 시작하려던 날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 왼쪽 무릎은 제대로 서지도 못할 지경으로 되어있었고 깁스를 하고 있었다.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26살 젊은 날 그것도 대학을 갓졸업하고 뭐라도 열심히 파고 들고 싶은 이 시기에, 내 다리가 분질러 질 이유가 뭔지 하나님께 물었다. 대답이 무엇이든 난 싫었다.

차라리 내가 젊지 않고 이미 늙었으면, 앞으로 할 일도 없는 아주 아주 늙은 노인이었으면 하고 생각한 적도 있다. 내 무거운 몸무게가 결정적인 영향이었을까 싶어 살을 빼놓지 못했던 내 몸뚱이도 원망스러웠다.


그날 밖을 나서던 나의 모습은 오랜만에 참 의욕적이고 싱그러웠다. 하지만 같은 날 집으로 돌아오던 날 나의 다리도 다리지만, 나의 마음에 병이 온 것만 같았다. 눈 앞이 캄캄했고 지금도 문득, 어떤 순간 그렇다.


별이 뜨기 위해 어두운 밤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난 별도 어둠도 원한 적이 없다.

남들과 다르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서 더 거지같이 고생하고 살아볼까 하다, 그저 남들이 가는 대로 비슷하게 살자.. 라고 내 자신과 합의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식의 고생을 하게 될 줄은.


아직은 현실이 너무 무겁고 버겁고 두렵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나에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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