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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Dec 27. 2024

모래도 제 몸 담그고

준비도 없이 움푹 파인

뻥 뚫린 심장 같은 바위가

고통 속에 모래로 흘렀다

세월을 견디는 바다

아픈 저 모래를 밟을 수 있나?     


눈물로 사는 바다가 쓸어준 모래는

다시 반짝이겠지

산호가 굳은 마음을 토닥이고

햇살이 따사롭게 어루만져주면


뱃속에 생명이 태동하듯

물고기가 바닷속을 들락날락

숨 쉬고 사는 동안    

모래도 스르르 발부터 제 몸 담그고

긴 머리칼 휘날리며 바다로 들어갔다

나온다고   


바다는 갈매기의 울음을

윤슬로 지워내고

제 몸을 씻어낸 모래가 좋아

조개도 게도 얼굴을 묻고,

도요새도 모래 한 줌 품고

그 바위에 앉았다가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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