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메뉴는 모닝빵샌드위치.
계란을 풀어 야채를 넣어서, 햄도 넣고 소금과 설탕을 가미해 프라이팬에 붙이면 패티가 완성된다.
프라이팬 바닥 크기만큼 패티가 커져있다. 도마에 올려놓고 한 김 식히면 맛은 계란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큰 패티를 모닝빵 크기만큼 송송 구멍을 뚫어서 작은 패티를 만들 예정이었다.
나는 잔꾀를 내어 보틀병뚜껑을 꺼냈다. 큰딸이 6시 반부터 일어나 들락날락한다.
배고프다는 뜻이다. 그러나, 엄마 분위기만 살필 뿐 먼저 밥 달라고는 안 할 것이다. 챙겨 먹으라거나 같이 준비하자는 쪽보다 엄마가 다 차려놓으면 부르는 걸 원할 것이다.
나는 한 시간 후, 만든 샌드위치를 접시에 놓고 큰딸을 부를까 하다가, 도마를 식탁에 올려놨다. 넓적한 큰 패티가 있는 도마가 있고 옆에는 보틀병뚜껑을 놓았다. 그 옆에는 케첩과 머스터드소스를 놓고 큰딸을 불렀다.
"밥 먹자!"
딸은 방에서 나와 곧바로 소파에 누워버렸다.
"샌드위치 먹자! 만들어서."
딸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식탁에 앉았다.
"계란말이는 이 병뚜껑으로 눌러서 만들면 되고, 그 위에 소스를 뿌리면 돼, 엄마가 모닝빵 반으로 가를께."
"귀찮아!"
"엄마가 다 만들어 놨잖아! 뚜껑으로 찍기만 하면...."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뚝, 내 말이 끊겼다. 나는 현명하게 반박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큰딸은 못 이긴 척 뚜껑으로 넓은 계란말이를 한 번 찍어서 내가 준 모닝빵 위에 걸쳤다. 나는 머스터드소스를 뿌려주며 케첩은 딸에게 맡겼다.
"우유 따라먹고, 엄마는 설거지해야겠다!"
나는 이 말을 하며 주방으로 갔다. 설거지를 하며 말을 이었다.
"샌드위치 준비하느라 1시간이 갔네! 엄마도 귀찮아, 그래도 먹고사는 일이잖아?"
"엄마는 말이 많아요!"
"그래, 너는 뚜껑으로 구멍내고 모닝빵에 패티 넣는데 몇 초 안 걸렸는데 귀찮았잖아, 엄마는 1시간 준비하느라고 귀찮았는데, 이 정도는 말해도 되지? 그렇지?"
내 얘기가 딸에게 먹혔는지, 딸은 더 귀찮다는 말 없이 또 플라스틱 뚜껑으로 계란말이에 구멍을 냈다. 작은 패티를 모닝빵에 넣고, 말하지 않아도 소스를 부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맛은 있니?"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응, 맛있어!"
"맛있으면 됐어, 이러니까 만들어 먹지~~^^"
그렇다. 아이가 어릴 때는 샌드위치 완성품을 차려줬지만 커서 같이 만드는 일은 시키는 일이 된다. 밀키트처럼 바로 먹지 못하는 번거로움이 반가울 리 없다.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마음도 그렇지만,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되고 직접 만들어야 하는 귀찮음 때문일 것이다. 어릴 때보다 가르쳐주는 게 더디지만, 자녀가 할 마음만 있으면 금방 어릴 때보다 잘 따라 한다. 이런 점이 감사다!
자녀와 갈등을 만들지 않고 말로, 행동으로 요리하는 현명한 엄마가 되자고 오늘도 파이팅!
* 엄마도 귀찮아! -> 엄마는 1시간 준비했으니 귀찮겠지? 말 좀 해도 되겠지?
: 이 말이 통했다. 앞으로 눈치 봐 가며 자녀들에게 써먹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