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로 흐를까 봐


통로가 없이
우리의 만남은
동아줄에 매달려
오르다가
썩은 줄도 모르고
뚝, 끊어졌을지 몰라


모래로 흘러버릴
낡은 가루,
짧은 성냥개비로 타들어갈 때


몰랐던 사랑
자유롭지 않게
출구가 없었다


나오지 못하고
내 핏줄에서
조용히 낡고,
기다림이 닳았다


누가 손톱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모래로 흐를까 봐


내 몸이 단단히 뭉치도록
생각을 동여매고
바람같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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