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올림
처음으로 부모님께 편지 쓰는 법을 배운 날이었습니다. 서툴게 색종이를 오려 만든 수제 편지지에 '사랑해요. 공부 열심히 할게요. 커서 효도할게요.'와 같은 효자 감성의 글자를 큼지막하게 적은 다음,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마지막에 덧붙였죠.
{이솔 드림}
그걸 본 선생님은 "부모님께 쓸 때는 드림이 아니라 올림이라고 적는 거야.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는 올림이라고 쓰는 거란다~"라고 가르쳐 주셨죠. 선생님의 한 마디는 20년간 제 안에 콕하고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별거 아닌 자극에 쉽게 떠오르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보내는 메일 말미에 {이솔드림}이라고 적을 때마다, 편지지를 살 때마다, 김광석의 편지를 들을 때마다 떠오릅니다. 어떤 의식도 없이, 자동적으로 말이죠.
어쩌면 제게 오래 남아있는 선생님의 한마디처럼, '재미있게 읽고 났더니 문득 생각나는 한 문장이 있는 글'을 쓰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제를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겠죠.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 있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동받는 마음은 능력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놓치는 조각들을 붙잡아 일일이 감동받아보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명사]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이라는 뜻으로, 보통 있는 예사로운 일을 이르는 말.
ps. 제목 후보들
보낸 이 솔 | 들숨 날숨 | 쓴 솔 | 솔 소리 | 먼데이 크레이지 클럽 | 솔짱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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