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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Jun 02. 2023

2. 화성에 처음 착륙한 지구인

[크로스핏 도전기] “월요일은 로잉이죠.”

#크로스핏 #크로스핏을해볼까



크로스핏 센터는 지하에 있다. 6시 20분쯤 근처에 도착했는데 입구를 찾느라 조금 헤맸다. 드디어 센터 발견! 


♬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 


유리 벽 너머로 윤하의 힘찬 목소리가 복도까지 울려 퍼졌다. 잔뜩 긴장했던 몸이 아는 노래를 만나 조금 말랑해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쪽 벽은 전체가 거울이었다. 나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몸을 풀고 있었다. 


‘신발은 어디 놓아야 하지. 옷은 또 어디서 갈아입는 거지.’


나는 화성에 처음 착륙한 지구인 마냥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살짝 허스키한 여자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회원님! 체험하러 오셨죠? 신발 거기 놓으시고요. 저 문 열고 들어가시면 여자 탈의실 있어요.”


군살 하나 없이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 저쪽 벽을 가리켰다. 


나는 필라테스 다닐 때 입었던 운동복으로 주섬주섬 갈아입고 나왔다. 한쪽 벽에는 운동기구가 놓여 있는 철제 선반이 있었다. 동그란 쇳덩어리에 손잡이가 붙은 기구들(알고 보니 케틀벨이었다), 아령들, 검은 공들이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었다. 케틀벨과 아령은 아주 작은 것부터 상당히 큰 것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 Ambitious Studio* - Rick Barrett, 출처 Unsplash



“월요일은 로잉이죠. 두 명당 하나씩 갖고 오세요.”

나에게 탈의실 위치를 알려줬던 사람은 오전반 코치였다. 사람들이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구 쪽 벽에 세워져 있던 검고 긴 기구를 끌고 왔다. 코치는 사람들을 두 명씩 짝지어 주었다. 



“남성분들은 15칼로리, 여성분들은 12칼로리 타겠습니다. 번갈아 3번 하겠습니다.”


나의 파트너는 멍한 내 얼굴을 보더니, 먼저 하겠다고 로잉 머신에 앉았다. 코치는 노래를 바꾸고, 타이머를 눌렀다. 그러자 거울 벽 상단 중앙에 붙어 있던 시계가 ‘띠띠 띠띠’ 소리를 내며 써 있는 5, 4, 3, 2, 1로 숫자가 변했다. 내가 로잉 머신에 앉아 있는 것도 아닌데, 내 심장도 ‘쿵쿵 쿵쿵’ 거리면서 쫄아들었다. 레드벨벳이 상큼한 목소리로 운동 시작을 알렸다.



♬ 빨간 맛 궁금해 Honey 깨물면 점점 녹아든 스트로베리 그 맛 ♬ 


나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파트너가 손잡이를 사정 없이 당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비슷하게 따라 하면 되겠지…… 파트너는 순식간에 자기 몫을 다 채우고 일어나서 나에게 말했다.



“이제 하시면 돼요.”

무엇을? 어떻게? 얼떨떨한 표정으로 우선 의자에 앉았다. 이럴 수가! 내 운동화가 발을 고정하는 구멍에 들어가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 크로스핏 복장과 준비물


- 반소매 티셔츠와 운동용 바지를 주로 입어요. 바지는 짧아도 괜찮지만, 바벨에 쓸리면 허벅지가 아플 수 있어요. 저는 필라테스 할 때 입던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바지를 입고 갑니다.


- 물통 또는 컵 (정수기는 있어요), 실내용 운동화가 필요합니다!



#나비_크로스핏 #크로스핏하는여자 #운동하는여자 #여성에세이 #에세이 #에세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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