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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Jun 04. 2023

4. 토투바, 하드 이름인가

[크로스핏 도전기] 내가 저 동작이 될 리가?! 

#크로스핏 #크로스핏은처음입니다만




두 번째로 수업을 하러 갔다. 이번에는 3개월 등록 이후 첫 수업이었다. 생각보다 덜 힘들었던 무료 체험이 끝나자마자, 나는 몹시 방심한 나머지 바로 등록을 해버렸던 것이다. 



준비 운동은 로잉 머신과 줄넘기였다. 파트너와 번갈아서 한 사람이 머신을 탈 동안 다른 사람은 줄넘기를 하면 된다. 파트너는 깃털 마냥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나는 10칼로리를 겨우 채웠다. 머신에서 일어나는데 무거운 모래주머니라도 달아 놓은 것처럼 다리가 천근만근이었다. 이제 내가 줄넘기를 할 차례였다. 다른 팀에서는 휙 휙 휙 휙 경쾌한 소리가 나는데, 나는 휙-탁, 휙휙-탁. 자꾸 줄이 발에 걸렸다. 줄’넘기’를 못하고 줄’돌리기’만 하고 있었다.



숨을 헉헉 몰아쉬며 준비 운동을 마쳤다. 코치가 와드(Workout of the Day, 오늘 할 운동) 설명을 시작했다. 와드는 매일 바뀐다. 운동하러 가면 센터 안 화이트 보드에 적혀 있다. 중간에 ‘TTB 20’이라고 쓰여있는 부분을 가리키며 코치가 말했다.



© Victor Freitas, 출처 Unsplash


“토투바는 스무 개씩 하면 됩니다. 먼저 보여드릴게요.”



코치는 언제나 시범을 보여주고, 회원들도 몇 차례 연습을 시킨다. 토투바? 하드 이름 같네,라고 혼자 속으로 싱겁게 웃었다. 하지만 웃음은 거기까지 였다. 코치가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철봉에 매달렸다. 그녀는 여유 있게 몸을 앞뒤로 흔들어 반동을 주더니, 다리를 위로 끌어올려 철봉에 발을 갖다 대었다. 토투바는 Toes To Bar, 그러니까 매달린 상태에서 철봉에 발을 찍는 동작이었던 것이다. 


“각자 5개씩만 해보겠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철봉 옆으로 작은 상자를 갖고 왔다. 어떤 사람들은 상자에 올라가서 철봉에 매달렸다. 코치처럼 뛰어올라 매달리는 사람도 있었다. 각자 동작을 연습했다. 나는 설마 여자들도 저게 가능한가 싶어 슬쩍 옆으로 눈을 굴렸다. 나 빼고,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든 회원들이 몸을 앞뒤로 흔들다가 토, 투, 바 하고 있었다. 



내가 저 동작이 될 리가?!


“회원 님은 상자 위에서 풀업 연습부터 해보세요.”



풀업이란 또 무엇을 말하는 걸까. 코치가 시키는 대로 상자를 하나 가지고 왔다. 상자 위에 올라가서 손으로 철봉을 잡았다. 상자에서 발을 떼고 철봉에 잠시 매달렸더니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 크로스핏은 장비가 필요한가요?    


- 저는 손목보호대와 그립 두 가지만 갖고 있어요. 손목보호대는 괜히 다칠까봐 하는 걱정에, 바벨이나 덤벨을 들 때 마음의 안정을 위해 끼고 있고요. 


- 그립은 손목보호대에 손바닥 방향으로 작은 보호대가 하나 더 덧대어져 있는 장비에요. 이 작은 보호대를 먼저 철봉에 대고 그 위로 철봉을 잡으면 됩니다. 철봉에 손바닥이 쓸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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