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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안 버리면 레트로래요

재테크를 언제쯤 제대로 해볼 수 있을까요... 이것도 재테크일까요...

by 이지

요즘 인생살이... 진짜 너무 피곤해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그냥 재테크 책 보면서 공부나 찐~허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가 안 된다. 한 주의 인생살이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우선은 블로그를 열심히 하고 있다. 저번 글에 당근 마켓에서 단기 알바를 구한 얘기를 썼는데, 그것도 매일같이 있는 건 아닌지라 (그래도 매일 들여다보긴 함) 정기적인 수입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백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 없을지 고민했는데... 유튜브에서 블로그 부업을 추천하는 것이다. '뿅글이'님도 좋은 재테크 선생님이지만, 보다 보니 '나는 도대체 저 나이에 뭐 했지'하고 현타가 많이 와서 요즘은 '시골쥐의 도시생활'이라는 채널을 많이 보고 있는데 거기서 추천했다. 물론 대부분의 재테크 유튜버들이 추천하고 있긴 한데 시골쥐님이 나랑 동갑이라... 현타가 좀 덜 온다. 그렇다고 안 오는 건 아님. 왜냠 동갑인데 그녀는 너무 멋지고 난 너무 보잘것없기에 흑흑... 아.. 아무튼 이게 아니고, 어쨌든 그래서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다.


내 블로그로 말할 것 같으면... 성인이 되고 얼마 안 돼 개설했는데, 당시에 시나리오 수업을 해주시던 선생님이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글'을 쓰라고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블로그는 매번 추천으로 시작하는 듯? 그렇게 시작해서 당연히 써놓은 글이라고는 영화 리뷰 밖에 없는데, 재테크용 블로그라 함은 역시나 맛집 등을 리뷰하며 협찬을 받는 게 정석이라서 요즘 새로운 분야(?)의 글을 많이 쓰고 있다. 영화 리뷰도 어떻게 다 밀어버릴까 싶었다가도... 영화 전공자이자 현업러로서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고, 또 명작들에 대한 리뷰가 있다 보니 종종 들어와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살려두었다. 그쪽으로는 그냥 생각날 때마다 계속 써보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영화 리뷰 쓰는 게 나한테는 공부하는 것과 다름없기도 하고. 대신 그런 면에서는 전시회와 책에 대한 리뷰도 쓰기로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들여다본 블로그 속에, 내가 어떤 영화를 봤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아카이빙 돼있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전시회와 책도 리뷰를 쓰다 보면 훗날 돌아볼 때 아카이빙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유튜버들도 추천하면서... 꼭 맛집 리뷰 같은 게 아니더라도 잘할 수 있는 분야의 글을 추천하기 때문에도 있다. 뭐든 잘할 수 있는 분야의 글을 차곡차곡 많이 쌓아두는 게 블로그 유입을 늘리고, 그렇게 협찬이나 체험단으로도 연결된다고 해서 믿어보기로 했다. 어쨌든 영화를 보거나 전시회를 가거나 책을 읽는 건 나한테도 굉장히 즐거운 일이니 글을 쓰는 게 어렵지 않아서 좋다. 지금은 아직 체험단 경험은 없는 상태인데, 내돈내산 리뷰 같은 것들을 쓰면서 바쁘게 보내고 있다. 오늘만 해도 다섯 개의 포스팅을 쓰고, 3개의 포스팅은 예약 발행을 걸어두었다. 요약하면 한 주 내내 시나리오 쓰고, 포스팅 쓰고, 브런치 북까지 쓰고 있는... 활자중독의 한 주를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블로그 체험단이란, 모두들 블로그의 '꽃'이라고 일컫는 하나의 문화(?)다. 내가 가만히 블로그만 열심히 쓴다고 뭐가 협찬이 오고 이런 건 아니고 (파워블로거라면 가능할 수도) 내가 직접 체험단을 모집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블로그 체험단이 언제부턴가 덩치가 많이 커졌는지 체험단 모집하는 사이트나 앱 등이 생겨나서, 그런 곳을 뒤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음식점, 카페부터 시작해서 방탈출 카페, 에스테틱 관리샵, 네일 샵, 제품을 집으로 받아서 사용 후기를 남겨달라는 체험단까지 종류별로 있다. 원래 나도 이런 문화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많이 알게 되었다. 보통 재테크의 일환으로 블로그를 할 때 '외식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을 많이 꼽는데, 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음식점 같은 경우 몇 만 원대의 이용권이나 시그니처 메뉴 제공을 해주는 경우가 많고, 카페는 음료 2잔 + 디저트 하나의 공식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 보통 2인 기준으로 생각하면 확실히 외식이나 커피 같은 경우는 공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팁으로 결혼 준비할 때 블로그를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에스테틱 관리샵도 그냥 '피부 관리'라고 글이 올라오는 것보다, '예비신부 피부 관리'가 관심이 더 가지 않겠는가? 아무래도 평소의 피부상태보다 예비신부일 때 피부상태가 더 중요하니까. 어쨌든 뭐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백수 기간 동안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요즘 열심히 쓰고 있다. 체험단 사이트도 돌아보며 신청할만한 것들을 찾고 있는데, 조만간 신청이 돼서 후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혹여나 블로그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텐데.


예전에 블로그에 있는 모든 영화리뷰를 브런치로 옮기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안 하길 잘한 것 같다. 브런치의 수익구조가 블로그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글마다 후원(?)도 할 수 있고, 브런치 북을 유료로 변환해서 수익을 얻을 수도 있긴 한데, 그러려면 글이 정말 퀄리티가 좋아야 하지 않을까? 뭔가 사진 같은 것도 없이 글을 쓰고 있는 인간이라 더 그렇게 느끼는 것도 같다. 글이 힘이 있어야 다음 브런치 북을 읽기 위해 결제를 할 텐데, 그러려면 주제도 잘 잡아야 하거니와 다음 글이 궁금해지게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스토리텔링에 점철된 인생을 살고 있어서 그런 걸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에세이를 궁금하게 만들 자신이 없다. 내가 이 브런치 북을 연재하면서도 늘 궁금한 게, 이 글을 제대로 읽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인데... 그걸 수익까지 연결시키라면 정말로 자신이 없다. 솔직히 이 브런치 북도 어떤 수익을 내기 위해 쓴다기보단, 나 스스로가 경제관념을 갖고 싶어서 시작한 거라 더더욱 그렇다. 브런치에서 소설을 연재하면 모를까... 별 소재 없는 에세이스트로서 나는 여러분에게 다음 글을 궁금하게 만들 재주는 없는 것 같다. 아니면 혼자서 책 한 권 분량의 짜임새 있는 글을 써놓고 자투리로 조금씩 발행하면 또 다를까? 현재 이 브런치 북은 매주 새로 쓰이는 거라 사실상 통일된 소재도 없어서... 그저 돈과 관련된 거라면 뭐든 쓰고 있기 때문에 ^-^... 참 어렵다.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블로그보다 브런치를 더 열심히 쓰고 더 솔직하게 쓰고 더 애정 어리게 쓰는 데도 그렇다. 뭔가 브런치 작가로서 작가자리를 너무 이용을 못해먹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어떻게 이용을 해보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나 싶고. 여러모로 어렵다.


그리고 다시 돈 얘기로 돌아와서... 앞서 언급했듯 당근 알바도 매일 같이 확인하고 있다. 단기가 계속 올라오긴 하는데, 저번처럼 꼭 맞춘 알바는 찾기가 쉽지 않다. 일이란 게 나한테 꼭 맞기가 당연히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것 같다. 눈 뜨면 당근부터 들어가고 눈 감기 전에도 당근을 들어가는 생활을 이번 주 내내 하고 있는데, 그러다 오늘 편집 관련한 단기 구인이 올라와서 연락을 취해 두었다. 테스트 편집을 요청하는 답변이 와서 답장을 보내두었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어떻게 될는지... 편집이라면 나쁘지 않게 할 자신이 있는데 꼭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 어쨌든 뭔가 좀 더 현업에 가까운 일이 아무래도 익숙하고 쉬운 법이니까. 당근 알바뿐 아니라 현업에 있어서도 계속해서 구직을 하고 있긴 한데, 확실히 경기가 경기라 구인 자체가 적다. 얼른 뭐라도 좀 더 안정적인 일을 찾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 실정이다. 그래서 같이 놀고 있는 동종업계 친구와 마켓 컬리 일용직(?)에도 지원을 해두었다. 이것도 마음대로 갈 수는 없는 거라, 지원을 해놓고 컬리 측에서 연락이 와야 갈 수 있다. 쿠팡도 생각을 해봤었는데 너무 힘들다고 악명이 높아서 관뒀다. 현업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이쪽은 아무래도 몸 다치면 힘들기 때문에... 부업도 몸 생각해 가며 해야 된다. 어쨌든 건강도 돈이니까. 쿠팡 알바 갔다가 병원비로 몇십만 원 썼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봐서, 컬리가 좀 더 상태가 낫다고 해서 지원했다. 혹시 가게 되면 그 후기도 브런치에 쓰고 싶다.


영화를 시작한 이래로 이렇게까지 내 통장 사정이 어려웠던 적은 또 없는 것 같다. 하필이면 이럴 때 재테크를 하고 싶다고 난리를 쳐서는... 더 마음이 조급하다. 빨리 시드머니를 만들어내고 싶은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나만 어려운 걸까, 아니면 모두가 어려운 걸까. 경기가 어렵다는 말은 많이 들었고 나 스스로도 쉽게 내뱉는데 사실상 밖에서 돈을 써봐야 경기가 어려운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법 아닐까? 통장에 돈이 없으니 어딜 잘 나다니지도 않아서 경기가 어려운지 아니면 나만 어려운지 고민이 드는 요즘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다 어렵다고들 말하니 어려운 게 맞겠지. 이런 상황에서 재테크를 하겠다고 생각을 한 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다. 불행이라면 시드머니가 안 모여서 미칠 것 같은 마음 때문일 거고, 다행이라면 조금이라도 절약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일 거다. 이러나저러나 도움이 되기는 마찬가지일까. 어쨌든 그냥... 이렇게 시간이 많을 때 이것저것 해보는 경험이 언젠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 믿기로 했다. 블로그도 지금 시작해서 계속해 나갈 수 있다면 협찬이든 체험단이든 실질적인 도움은 물론이고 나의 역사를 아카이빙 할 수 있을 것이고, 당근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컬리를 갔다 오는 것도 분명히 내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일 것이기 때문이다. 브런치 북을 연재하는 것도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된다.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내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다는 걸 상기할 수 있고 (가끔은 죄책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공부는 안 하고 맨날 에세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마감일에 맞추어 글을 쓰는 연습도 할 수 있고, 그렇게 계속 쓰다 보니 자주 글을 쓸 수 있어서 글쓰기 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것들만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가야겠지! 그러다 보면 현업에도 일자리가 생길 거고 그중엔 내 자리도 있을 것이다. 다시 안정적인 수익으로 돌아가서 시드머니를 모으고, 이 시간에 공부한 방법으로 재테크도 해나가며 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를 위해 지금을 포기하지는 말아야겠지!


뭐든 안 버리면 레트로가 된다는데 나의 이 일상도 버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레트로가 되어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보다 나이를 먹으면 시나리오든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더 많아질까.


이 어려운 경기에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다. 여러분이 내 글을 모든 글자마다 유심히 읽지 않으실 거라 생각한다만, 그럼에도 이 문단에서 여러분의 안녕을 비는 것은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내가 어렵다고 해서 모두가 어렵길 바라진 않는다. 여러분의 일상은 안녕하시기를, 통장에 굶주려 여유를 잃지 않으시기를. 그리고 또 재테크를 포기하지 마시기를. 재테크 쪼질이는 아직도 시드머니 단계에서 허우적 대고 있지만 함께 잘 헤쳐나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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