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영화관 '포포시네마' 프로젝트 진행기 ⑤
이전까지의 공사 내용은 기존 프로젝트 진행기에 녹아있으니 참고 부탁드린다.
지난 8/30(수) 철거가 시작되고 약 20일이 흘렀다. 흰 도화지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목공 작업으로 포포시네마의 기본 뼈대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가 느껴지는 곳은 상영관 입구였는데, 벌써 색상이 보이는 듯했다.
관 '포포시네마' 프로젝트 진행기 ④
목공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퍼티 작업과 평탄화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모노플렉스 팀원과 함께 현장 답사를 가 공간 구성을 확인했다. 추가적인 목공 작업이 필요하다면 이번 기회에 인테리어 업체에 얘기를 해야 했다. 운영 담당 프로님이 매의 눈으로 매점을 확인하면서 가구 깊이 등을 일부 수정했다.
밀크북 바이 모노플렉스를 운영하면서 키즈 영화관에는 미끄럼틀이 핵심 포인트라는 것을 알았기에 포포시네마에도 상영관 별로 미끄럼틀을 넣었다. 작은 관인 스위트관에는 아담한 사이즈의 미끄럼틀이, 큰 관인 프레시관에는 꽤 큰 미끄럼틀이 들어갔다. 도면 대로 골격이 잘 잡혔다.
원래 오늘까지 도색이 완료되는 것이었으나, 일부 공정 지연이 있어 아쉽게도 도색된 모습까지 보지는 못했다. 추석 연휴가 껴 있는 관계로 차주 금요일까지 도색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무채색의 공간이 어떻게 꽃 필지 기대가 되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추석 연휴 휴식을 최소화하고 작업자분들과 추가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에 꽤 많은 도색이 진행되었다. 색이 채워지니 이제 키즈 시네마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상영관 입구 부분의 연핑크 색감이 마음에 들었는데, 필자가 좋아하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의 색감이 보였다. 포토존의 샛노란 색감은 어린이집을 연상시켰다.
바닥을 제외하고 기본 도색이 완료되었다. 타일이 부착되기 시작하자 외관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먼지가 나는 작업들이 끝났기에 영사기를 설치하게 되었다. 모노플렉스의 영사 설계 담당자 두 분과 함께 영사기를 양중, 설치했다.
모노플렉스에서 사용하는 영사기는 홍콩의 서버 회사인 GDC에서 개발한 Supra-5000이라는 장비를 사용한다. 일반 멀티플렉스에서 사용하는 영사기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으며, 서버와 일체형이고 레이저 장비여서 추가적인 배기 설비 등이 필요가 없다. 그 덕에 소음이 없어 멀티플렉스와 달리 '영사실'이라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치 않기에 간편히 천장에만 달면 된다. 이 소형 영사기의 등장으로 모노플렉스 모델이 구현이 가능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대부분의 모노플렉스 영화관에 이 Supra-5000이 설치되어 있는데, 고객 중에서는 일반 프로젝터로 트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국제 영화관 장비 표준 규격인 DCI(Digital Cinema Initiative) 인증을 받은 장비로 영화관용 전문 프로젝터가 맞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밝힌다.
영사기를 설치 후 스크린에 맞게 화면을 조정해 주셨다. 스크린 사이즈는 보통 Flat과 Scope 2가지로 나뉜다. Scope는 보통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좌우로 긴 형태의 화면으로, 가로 2048 × 세로 858의 2.35대 1 비율이다. Flat은 좀 더 티비에 가까운 직사각형 형태의 화면으로, 가로 1998 × 세로 1080의 1.85대 1 비율이다. 어린이 영화의 경우에는 Flat 화면비가 대다수이다.
설계 단계에서 실측한 현장 도면을 바탕으로 스크린을 Flat으로 설치할지 Scope로 설치할지 정하게 된다. Scope 스크린을 설치할 경우 Flat 영화를 튼다면 좌우가 비어보이는 단점은 있지만, Scope 영화를 틀면 화면이 꽉 찬다. 반대로 Flat 스크린에 Scope 영화를 튼다면 상하가 비어 보이게 되고, Flat 영화를 틀면 꽉 차게 된다.
포포시네마의 경우 CGV가 있던 자리 치고는 층고가 낮은 편인 점이 아쉬웠다. 층고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스크린 크기를 키우기 위해 Scope 스크린을 설치하게 되었다.
도색이 대부분 완료되고, 천장 및 벽 등 조명이 설치되었다. 프레시관의 경우 천장에 조형물이 부착되었다. 상영관에 방음문도 설치되었다. 키즈 영화관이다 보니 방음문이 무거울 경우가 가장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가벼워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공정표상 17일(화)이 공정 완료일로 16일(월) 새벽에 가설 벽체가 철거되어 고객들에게 외관이 공개가 된다. 현장 상황이 과연 하루 만에 다 마무리가 될지 궁금했으나 우선 인테리어 업체에서 특별한 얘기가 없어 기다려보기로 했다. 17일(화)에 공정이 정상 완료된다면 이후부터는 가장 중요한 소방 완비를 받아야 하고, 전기안전점검, 상영관 등록, 휴게음식점 신고 등의 인허가를 진행하게 된다.
대망의 공정 완료일이 되었다. 고객에게 포포시네마의 외관이 처음으로 노출되는 날이다. 현장에 도착하여 상영관 입구에 POP부터 설치했다. 찬찬히 이곳저곳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현장 소장과 미팅을 진행했다. 바닥재 생산 이슈로 바닥재의 최종 설치가 27일(금)에 완료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상영관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 설비와 좌석이 설치되어있어야만 했다. 28일(토)~29(일)에 무료시사회가 잡혀 있는 점도 걱정이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포토존 및 DID도 설치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인물도 설치되지 않았다. 주방 가구도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18일(수)부터 매점 장비를 입고시키면 된다고 공유를 받았는데 황당한 상황이었다. 공정의 지연은 있을 수 있으나 사전에 내용이 공유가 안 된 점이 문제였다. 필자가 가지고 있던 전체적인 인허가 및 준비 일정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PM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물론 일을 안 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 공정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챙기고 물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오늘부터 완료된 현장에서 매점 장비를 세팅하고 인허가와 함께 운영 프로세스를 잡아야 하는 시기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공정 지연의 문제는 있지만 전반적인 모습 자체는 훌륭하게 구현되었다. 문제는 발생했고, 지적도 했으니 이제부터 고쳐나가면 된다. 다행히 무료시사회까지 시간이 10일이나 남아있기에 오늘부터 상주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챙기기로 했다.
매점 장비들이 입고되기 시작했다. 쇼케이스가 생각보다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카운터 앞쪽 매대 사이즈가 맞지 않아 카운터 목공작업된 부분을 파고 사이즈를 다시 맞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팝퍼 기와 오븐, 아이스크림 냉동고, 제빙기 등 주문했던 매점 장비들이 하나씩 입고되자 매점이 점점 모습을 갖췄다.
걱정했던 소방인허가는 몇몇 이슈는 있었지만 잘 마무리되었다. 안전시설등 완비증명서를 받으면 영화관 인허가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이다.
앞서 말한 바닥재 생산 이슈로 인해 23일(월) 임시 바닥 작업을 하고 좌석을 설치했다. 좌석까지 놓고 나니 상영관 다운 느낌이 들었다. 김포시청 문화예술과에 상영관 등록 신청을 하고 바로 다음날인 24(화)에 주무관이 방문하기로 했다. 주무관 방문은 큰 이슈 없이 종료되었고, 좌석을 다시 빼고 바닥 작업 완료를 기다려야 했다.
오늘 바닥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이 마무리된다. 간판과 어닝, LED로고, DID 등이 설치되었다. DID 사이즈가 기존 CGV DID가 설치되어 있던 자리와 맞지 않아 목공으로 빈 부분을 채웠다. 추후 시트지로 검은색 부분을 채울 예정이다.
푸드코트 쪽에 설치한 CCTV는 부모님들이 자녀들만 관람하게 했을 때 잘 있는지 보게 하기 위한 목적과 푸드코트 고객에게 상영관이 이렇게 생겼고 고객들이 이런 식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전에 언급했던 능력자 디자이너가 MD장을 예쁘게 꾸며줬다. 캐리로 유명한 캐리소프트와의 제휴로 야광댄스영상에 캐리의 슈퍼걸즈 캐릭터 영상을 도입했고, MD도 판매하게 되었다. 고맙게도 콜라 인형을 대여해 주셔서 포토존에 설치했다.
이제 공정이 거의 끝나간다. 조금만 더 힘내자!
대망의 바닥재 교체날이다. 오전에 바닥재 교체 작업을 하고 오후부터 청소업체에서 들어온다. 아침 7시부터 작업자 분들이 들어와 분주하게 작업을 진행해 주셨다. 교체되고 나니 확실히 전보다 훨씬 예쁜 상영관이 되었다. 넣어두었던 좌석을 꺼내서 다시 세팅했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예쁘게 상영관이 나와서 정말 다행이다.
천장 사인물 일부 및 DID 시트지 부착, 벽면 자석놀이 부착 등 일부 작업 및 소품 입고가 남아있지만 공사 자체는 거의 완료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8월 30일 철거시작으로부터 약 2달에 걸친 공사가 끝이 났다. 막판에 위기가 있었지만 인테리어 업체인 YM디자인의 적극적인 조치로 다행히 무료시사회 전에 큰 단위의 공사는 모두 끝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특히 인테리어 공정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다. 어떤 시점에 어떤 공정이 들어가고, 공정표 상의 일정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지연은 있는지, 도면대로 작업이 되고 있는지 등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았다.
실제 현장에서 작업이 진행되다 보면 도면대로 작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완료된 공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 수정을 해야 할 일도 생긴다. 그때마다 멘탈을 부여잡고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예산과 일정상에 문제가 없는지, 대안을 통해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 아주 중요했다.
설계를 담당하시는 프로님이 오랜 경력으로 현장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 덕에 잘 모르는 부분에서 기준을 잡고 공정 관리를 할 수 있었다. 만약 혼자서 진행했다면 아마 멘탈이 부스러져 굉장히 어려웠을 부분이 막판에 많이 있었다. 이번 공정 관리에서의 반성점이 있다면 너무 혼자 하려 했던 점과, 너무 업체를 믿고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 있었다. 추후 프로젝트를 할 때 큰 자산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모노플렉스 팀원들에게 참 감사한 부분이 많다. 함께 고생하고, 각자의 부분에서 전문성을 발휘해서 필자가 신경을 덜 쓸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필자까지 총 8명의 팀원이 한 마음으로 함께 했기에 포포시네마가 원하던 모습대로 예쁘게 잘 나올 수 있었다. 잘 준비한 만큼 고객분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는 키즈 시네마로서 포포시네마가 잘 자리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포포시네마는 11월 3일(금)에 오픈한다. 예매는 이미 열려있으니 언제든 네이버에서 포포시네마를 검색하시거나 모노플렉스 홈페이지(https://www.monoplex.com)으로 접속하시어 예매를 진행해 주시면 된다. 다음 글은 지난 28일(토)~29일(일)에 진행한 무료시사회 후기를 작성할 예정이다.
⑥ 포포시네마 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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