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제법 이상하다. 그저 신체를 단련하는 운동의 한 종류일 텐데 이 사람들은 꼭 ‘수련’을 한다고 말한다. ‘단련’ 보다는 좀 더 정신적인 의미가 담긴. 그리고 실제로 수련이라고 밖에 표현되지 않는 것들을 행한다. 이 사람들은 수업이 시작되면 각자의 방에 들어간다. 오직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방. 몸과 정신이 대면하는 방으로.
매트에 선 채로, 앉은 채로 혹은 누운 채로 고요히, 수련은 시작된다. 이 사람들은 몸이 펴지지 않는 데까지 펴고, 구부러지지 않는 데까지 구부린다. 나는 그것을 ‘몸의 막다른 길 만나기’라고 부르는데, 더는 갈 데 없는 그곳에서 이들이 마주하는 건 막막한 고통과 그 고통에 수반하는 온갖 잡념들이다. 정신이 아득해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 사람들은 스스로를 고행에 흠뻑 노출시킨다.
이 사람들의 귀만큼은 방 바깥에 붙어있다. 요가 지도자의 호령이 두 귀를 타고 방 안으로 들어온다. 몸과 정신이 대립하고 화해하는 팽팽한 긴장 사이로 하나의 목소리가 흐른다. 부드럽고 평온하지만 단호한 목소리. 몸의 어떤 부위를 어떻게 펴고 굽혀야 하는지 듣는다. 그리고 말해진 대로 몸은 따라간다. ‘여덟,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카운트가 세어지는 동안 마음은 셀 수 없이 요동친다. 마음에 이는 거센 파도에 살포시 내려앉는 목소리는 말한다. 모두 아프고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고통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바라보라고. 곧이어 그 자세에서 빠져나와도 좋다는 의미로 싱잉볼이 울린다. ‘하-’ 각자의 방에서 탄식이 터져 나온다.
고통을 온전히 느낄 것, 그리고 그것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볼 것. 요가가 수련이라는 것이 명백해지는 때는, 어느새 고통이 지나가고 막다른 길에서 새 길이 나는 바로 그때다. 계속해서 고양될 수 있는 것, 가닿을 수 있는 곳을 매일 새로이 발견하는 것, 그 과정 안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이 사람들은 매트 위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자유롭다.
언젠가 오금이 찢어질 듯 저리고 당장 빠져나오고 싶은 아사나에 머무르고 있을 때였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이는 바로 그때에 들리는 목소리. “지금 그 고통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밟고 지나가세요” 고통을 밟고 지나기. 피하지 않고, 얽매여 있지도 않고, 함께 있어보기. 고통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 잘근잘근, 꾹 꾹 가만히 고통을 밟고 지나가다 보면 이상한 평화가 찾아든다. 거칠어지는 숨을 뒤로 하고 딱 한 칸의 평화만 찾으면 한동안 고요할 수 있다.
요가는 그렇게 이름 붙이지 않았을 뿐 종교가 된다. 이 사람들은 요가를 지지하고, 요가에 의지한다. 무엇보다 매주 요가를 하러 간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간다. 신실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러 나가듯이 새벽이고, 밤이고. 아파도 가고, 피곤해 죽겠다고 하면서도 간다. 일단 요가매트를 깔고 앉으면 그때부터 한줄기 영광의 빛에 쏘인 사람처럼 척추부터 손가락 끝, 발가락 끝까지 경건해진다. 곧 죽어도 요가는 하겠다는 이 거룩한 맹목성은 무시무시할 정도다.
이 사람들은 종종 의아해한다. 절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동작에 다다르고서 ‘이게 되네…?’ 한다. 아마도 지난날의 수련으로 잘 쌓아 올린 결과물이리라. 시간을 들여 촘촘히 쌓았으니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 요가는 두 점 사이를 잇는 선 그리기다. 지금 내가 있는 지점과 시도 중인 동작을 두 점으로 놓고 그 사이를 선으로 잇는 것. 돌아가기도, 끊기기도, 엉키기도 하겠지만 자기만의 선을 그리는 것이다. 어려운 아사나를 해내고서 말갛게 웃는 이 사람들의 얼굴이, 땀방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매수련마다 찾아오는 마지막 동작, 사바아사나. 송장자세라고도 불린다. 치열한 고통 끝 완전한 휴식. 드르렁거리며 코를 고는 사람부터, 밀려오는 생각들을 바르게 줄 세우기 바쁜 사람까지, 각자 매트 위의 시체가 된다. 각자의 생생한 죽음 안에 있는 이들을 깨우는 싱잉볼 소리가 울리고 이들은 다시 태어난다. 매트 위에서 매일 죽고, 매일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 탄생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매일이 New Days, New Life. Happy Birthday가 아닌 나마스떼-로 축하 인사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