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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흔들리는 갈대가 아름답다. 28

by kacy


갈대


흔들리는 갈대가 아름답다.

가을 햇살에 눈부신,

성성한 백발 높이 달고

바람에 휘적휘적,

허리 휘어 저

흔들리는 갈대가 아름답다.


산수유 열매 붉은 겨울

이제 허리 스스로 꺾어

눈 속에 엎드려 누웠구나.

뿌리에서 새싹 오르는 소리

숨죽여 들으며 바람 속에 누웠구나.

흔들려도 흔들려도 꺾이지 않던,



언제부터인지 탄천변 갈대가 숲을 이룰 만큼 자라서

봄 벚꽃에 이어 가을 겨울에 볼 만한 모습입니다.

정호승 시인의 ‘흔들리지 않는 갈대’라는 시집이 있습니다.

‘겨울 강가에서’라는 그의 시에 있는 시구에서 따온 것입니다.

갈대가 어찌 흔들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겠다는 시인의 불굴의 정신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시입니다.

그러나 갈대가 바람에 그 큰 키를 못 이겨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도 또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머리 위에 큰 술을 달고 유유히 흔들리는 모습.....

우리의 삶도 이렇게 흔들리는 한 개 갈대와 같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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